최신 양성자 치료 시스템 ‘IBA Proteus Plus’. 연합뉴스
최신 양성자 치료 시스템 ‘IBA Proteus Plus’. 연합뉴스
지역 완결형 암 치료체계의 마지막 퍼즐인 ‘꿈의 암 치료’ 울산 양성자치료센터 건립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그동안 정부가 개별 대형 의료시설에 대해 지역 의료예산을 지원하던 것을 권역책임의료기관 중심 시설·장비 지원으로 전환하면서 양성자치료센터 건립을 위한 국비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같은 영남권인 대구·경북에서 양성자치료기를 도입·검토하고 나서면서 센터 건립 자체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6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양성자치료센터 건립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완료하고 국비 확보에 나섰지만 보건복지부로부터 “울산시에만 대규모 사업비를 단독으로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앞서 민선 8기까지만 해도 울산시는 양성자치료센터를 ‘지역 완결형 암 치료체계’의 마지막 퍼즐로 설명했다. 암 환자가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하고, 마지막 정밀 방사선 치료까지 지역에서 마칠 수 있는 의료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수도권 원정진료를 줄이고, 부산·울산·경남을 비롯해 아우르는 동남권 암 치료 거점을 구축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시는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에 1,000억원대 국비 확보를 추진 중이었다.

그러나 1년여 만에 사업을 둘러싼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지역 내에서 중증 치료 역량을 갖춘 핵심 병원을 집중 육성해 서울과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지역에서 치료가 완결되는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의료개혁 방향으로 제시한 복지부는 재정 지원을 개별 첨단 의료장비 구축이 아닌 전국 17개 시·도 권역책임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필수·중증의료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지난해 812억원, 올해 742억원을 ‘권역책임의료기관 중증·고난도 시설·장비 첨단화 사업’에 우선 투입했다. 이런 이유로 양성자치료센터 건립을 위한 별도 국비 편성이 어려워진 것이다.

칠곡경북대학병원처럼 복지부 지원 예산을 활용해 양성자치료기를 도입하는 곳도 있지만, 울산대병원은 양성자치료기보다는 거의 모든 암 종류에 기본적인 방사선치료를 할 수 있는 고정밀 방사선 암치료기 트루빔(TrueBeam)을 구입하고 첨단 수술실(로봇 수술실 4개, 하이브리드룸 1개) 추가하는 등에 예산을 사용하기로 했다. 전반적인 지역 의료서비스를 고민했을 때 우선 필요한 시설과 장비에 예산을 투입한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135억원(국비 54억원, 시비 54억원, 자부담 27억원), 올해 150억원(국비 60억원, 시비 60억원, 자부담 30억원)이 투입됐다.

울산대병원 자체 사업으로 양성자치료기를 도입하는 것도 어렵다.

양성자치료기를 설치하려면 단독 부지를 확보해 별도 공사를 해야 해 치료기(2기) 비용까지 최소 1,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그런데, ‘권역책임의료기관 중증·고난도 시설·장비 첨단화 사업’에 맞춰 진행중인 병원 개선 사업에 자체 재원만 700억원 이상 투입돼 병원으로서도 당장 여유 재원이 없다.

현재로선 ‘권역책임의료기관 중증·고난도 시설·장비 첨단화 사업’ 종료 후 정부의 국비 지원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이 비수도권 최초 양성자치료센터 구축에 나선 데 이어 칠곡경북대병원도 도입을 검토하면서 환자 수요와 경제성 등 울산시가 지난해 타당성조사에서 설정한 광역 진료권도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복지부의 예산 지원 기준이 바뀌고, 울산대병원 자체 추진도 어려워져서 장기적인 과제로 풀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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