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으로 치매 환자 실종이 늘고 있지만, 울산은 배회감지기 보급과 지문 사전등록 등 실종 예방 인프라가 부족해 대책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생성형AI로 만든 이미지.
기록적인 폭염으로 치매 환자 실종이 늘고 있지만, 울산은 배회감지기 보급과 지문 사전등록 등 실종 예방 인프라가 부족해 대책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생성형AI로 만든 이미지.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 치매 환자 실종이 증가하고 있다. 더위를 인지하거나 스스로 대처하기 어려운 치매 환자의 특성상 폭염 속 실종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지만, 울산의 실종 예방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6일 경찰청 치매환자 실종신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치매 환자 실종신고는 총 1만6,586건 접수됐다. 월평균 1,382건으로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5월부터 신고가 증가해 7월 1,651건, 8월 1,634건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울산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치매 환자 실종신고는 1월 9건에서 점차 증가해 7월 2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8월에도 16건이 접수됐다. 올해 역시 4월 20건, 5월 21건으로 증가세를 보인 뒤 6월과 7월에도 각각 17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폭염 속 치매 환자 실종은 일반 실종보다 위험성이 훨씬 크다. 치매 환자는 기억력과 판단력, 시간과 장소를 인식하는 능력이 저하돼 길을 잃기 쉽고, 무더위를 피해 지하철역이나 야산 등으로 이동했다가 거주지에서 멀어질 경우 수색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폭염에 장시간 노출돼도 스스로 그늘을 찾거나 물을 마시는 등 더위를 피해야 한다는 판단이 어려워 탈수와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실제 최근 서울에서는 지하철역 계단에 앉아 있던 치매 노인이 체온 38도가 넘는 상태로 발견됐고, 대구에서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치매 노인이 둑 아래 쓰러진 채 발견되는 등 폭염 속 치매 환자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어렵게 발견되더라도 치매 환자는 자신의 이름이나 주소, 보호자 연락처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신원 확인과 보호자 인계에 시간이 걸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실종 예방 장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치매 환자 실종 예방을 위해 GPS 기반 배회감지기를 무상 보급하고 있지만, 지원 규모는 치매 환자 증가세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울산광역치매센터에 따르면 전국 보급 물량은 1,100여 대에 그치고 있으며, 울산에는 5개 구·군에 각각 4대씩 총 20대만 지원되고 있다.

보급 물량이 적다 보니 배회나 실종 경험이 있거나 실종 위험이 높은 치매 환자와 인지저하자 가운데서도 일부만 지원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신청자가 많을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종 예방을 위한 지문 사전등록 참여도도 높지 않다. 울산경찰청에 등록된 치매 환자 사전등록자는 지난 2012년 제도 시행 이후 현재까지 5,437명으로, 등록률은 36.8%에 그쳤다.

울산광역치매센터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치매 환자 실종 신고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추위만큼 더위도 치매 환자에게 매우 위험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회감지기 보급 확대를 검토하고 있지만 예산 등의 한계가 있다”며 “배회인식표 착용과 지문 사전등록은 실종 시 신속한 신원 확인에 도움이 되는 만큼 보호자들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29만2,189명이며, 이 가운데 추정 치매 환자는 1만6,872명으로 유병률은 5.77%에 달한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