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극한 폭염과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울산의 주요 식수원인 회야댐이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회야댐의 유효저수율이 20% 초반대까지 떨어져 심각한 용수난을 겪고 있다. 울산시는 수돗물 대란을 막고자 매일 9만여 톤 들여오던 낙동강 원수를 하루 15만 톤으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17년 만에 녹조 경보가 발효된 상황에서 낙동강 물 추가 유입에 따른 수질 위기까지 걱정해야할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 광역지자체장들과 가진 ‘폭염·가뭄 대처상황 점검회의’에서 김상욱 시장이 울산 용수난을 해결할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해법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회야댐 기후대응댐(수문 설치) 사업’의 조속한 시행을 건의했다고 한다.
지난해 3월 결정된 ‘회야댐 기후대응댐 사업’은 기존 여수로에 수문을 설치해 ‘물 그릇’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회야댐의 높이는 36.50m이지만, 만수위는 31.8m가 넘으면 여수로를 통해 방류되는 구조다. 비가 많이 와도 저장 용량이 부족해 그대로 흘려보내고, 가뭄이 시작되면 순식간에 저수량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수문이 설치되면 안정적인 청정 용수 관리와 함께 낙동강 원수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춰 수질 안전을 지키는 것은 물론, 천상정수장 계통의 부담을 줄여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한 사연댐 수위를 낮출 수 있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더욱이 회야댐 수문 설치는 하류 지역 주민들의 목숨과 재산을 지키는 치수(治水) 사업이다. 회야댐은 과거 태풍 ‘차바’, ‘마이삭’, ‘하이선’ 으로 인한 집중호우 시 자연방류로 하류부 웅촌·온양 지역의 수해를 초래했다. 댐 하류 범람 위험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 주민 수용성 또한 이미 확보된 셈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말 회야댐을 포함한 기후대응댐 최종 사업 추진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댐 저수 용량 확장에 따른 안정성 등 수문 설치 적정성을 더 따져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가 매년 더 강력하게 반복되는 상황에서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다. 어제 이 대통령의 표현처럼 기후위기는 이미 외신 속 뉴스가 아닌 우리 눈앞의 현실이다. 정부는 울산 시민의 생존권과 안전이 걸린 회야댐 수문 설치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기를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