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셔틀형(B형) 자율주행 고래버스가 운행하고 있는 모습. 울산매일 포토뱅크
사진은 셔틀형(B형) 자율주행 고래버스가 운행하고 있는 모습.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시가 미래 자동차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정부에 던진 ‘자율주행 실증도시’ 승부수가 한 달여 만에 구체화될 기회를 맞았다. 정부가 광주 한 곳에서 진행 중인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실증을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하면서다.

시는 내년 초 예정된 국토교통부 공모에 참여, 당초 사업비 650억원을 들여 자율주행택시 200대를 운행하려던 구상보다 규모를 더 키워, 울산 전역을 자율주행 AI의 대규모 실증무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5일 울산시에 따르면 국토부는 내년 초 광주에 이은 추가 자율주행 실증도시 선정을 위한 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전날 제1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자율주행 AI 실증 및 상용화 로드맵’을 심의·의결했다. 광주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대규모 실증의 지역과 규모를 확대하고, 실제 도로에서 확보한 주행데이터를 국산 자율주행 AI 학습에 활용해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앞당기는 것이 골자다.

국토부는 현재 광주 한 곳인 실증도시에 내년부터 최소 3곳 이상을 추가해 4곳 이상으로 확대하고, 올해 200대 수준인 실증차량도 최대 3,000대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울산시가 정부에 선제적으로 제시한 사업 구상과 맞물린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지난 7월 22일 기획예산처 장관을 만나 ‘자율주행 실증도시 지정’을 2027년도 울산 주요 국가사업으로 건의했다. 당시 울산시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국비 600억원과 시비 50억원 등 총 650억원을 투입해 자율주행택시 200대를 울산 전역에서 실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시에는 울산이 정부에 신규사업 필요성을 제안하는 단계였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정부가 내년 추가지역 공모까지 예고하면서 울산의 구상을 실제 국가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시는 정부의 실증 확대 기조에 맞춰 당초 자율주행택시 200대 규모로 구상했던 사업을 확대해, 광주보다 큰 규모로 울산 전역에서 실증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사업예산 규모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울산이 사업 확대에 무게를 싣는 이유는 자율주행 경쟁의 핵심이 결국 ‘데이터 확보’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울산의 자율주행은 제한된 지역에서 소수 차량을 운행하는 수준이다. 반면 수백대의 차량을 도심 전체에 투입하면 교차로와 주택가, 간선도로, 산업단지 등 다양한 교통환경에서 대규모 주행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AI 학습과 기술 고도화에 활용하면서 자동차 생산도시를 넘어 미래차 기술개발 거점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이날 “미국·중국이 대규모 자율주행택시 운행으로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비해 국내 실증은 제한적이다. 속도 차이가 너무 난다”면서 자동차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이 흔들릴 것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실증도시 확대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울산이 자율주행 데이터를 더 많이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울산은 국내 최대 자동차 생산기지를 보유한 점을 공모의 강점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완성차와 부품산업 기반에 대규모 도심 실증과 주행데이터 축적, AI 학습을 연결해 자동차 생산도시에서 미래차 기술 실증거점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부 공모가 시작되기 전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수백대 규모의 자율주행택시가 실제 도심에 투입될 경우 기존 택시업계 및 운수종사자의 일자리 문제와 직접 맞닿을 수밖에 없다. 울산시는 시민뿐 아니라 택시업계와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미리 수렴해 사업계획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들의 반대 의견도 있을 수 있어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준비해야 한다”며 차량 운행뿐 아니라 관제와 차량관리, 운송서비스, 보험 등 관련 산업 생태계까지 함께 구축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관건은 내년 정부가 제시할 공모기준이다. 울산시는 국토부의 구체적인 선정방식과 사업규모가 확정되는 대로 차량 대수와 총사업비, 참여기업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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