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태화강 학성교부터 울산만과 연결되는 하구부까지 약 194만6,905㎡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습지보전법’에는 환경부장관, 해양수산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습지 중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있는 지역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정 계획의 가장 큰 근거는 태화강 하구에서 확인된 풍부한 생태계다. 올해 6월까지 이뤄진 장기 조사 결과 관속식물과 곤충, 조류, 어류 등 256과 671종이 확인됐으며, 황새와 수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2종과 기수갈고둥·노랑부리저어새·물수리·새호리기·솔개·흰목물떼새·삵 등 Ⅱ급 7종까지 모두 9종의 멸종위기종이 확인됐다.
태화강 하구는 울산만과 직접 연결된 열린 하구로, 하구에서 약 10㎞ 상류까지 조석의 영향을 받는다.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기수역을 중심으로 하천과 하구, 연안이 연결되면서 다양한 생물에게 서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울산시가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태화강, 동천, 회야강 등에서 실시한 ‘겨울철 야생동물 모니터링’ 결과, 울산을 찾은 겨울 조류는 총 111종 12만1,733마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102종 8만9,166마리 대비 종수는 9종, 개체수는 약 36.5%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댕기흰죽지, 원앙, 물닭 등의 개체 수가 크게 늘었으며 가창오리, 검둥오리사촌, 상모솔새, 댕기물떼새 등 15종이 새롭게 관찰돼 한층 풍부해진 생물 다양성을 확인했다.
울산 대표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도 역대 최대 규모인 11만4,119마리가 관찰됐다.
산업화 과정에서 ‘죽음의 강’으로 불리던 태화강이 야생생물의 보금자리로 변한 것은 울산의 생태복원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변화다.
이번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태화강을 단순히 시민들이 이용하는 친수공간에서 국가 차원에서 보전할 생태자산으로 한 단계 격상한다는 의미도 있다. 국내 습지보호지역은 2025년 12월 기준 57곳이며, 울산에서는 무제치늪이 199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태화강 하구가 추가 지정 대상에 오르게 됐다.
다만 태화강 하구의 생태환경이 완전히 자연 상태로 회복된 것은 아니다. 계획안은 시가지와 산업단지, 국가정원과 친수시설 등에 따른 인위적 교란과 함께 41개 우수관로를 통한 비점오염원 유입, 생태계교란 생물 확산 등을 관리가 필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는 최종 지정에 앞선 절차가 진행 중이다.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지정계획 수립 이후 지역주민과 지자체 의견수렴, 관계 중앙행정기관 협의, 지정·고시 순으로 진행된다. 현재 정부부처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 과정이 마무리된 뒤 울산시와 추가적인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주민 의견수렴 과정에서는 토지소유자 등 이해관계자뿐 아니라 인근 주민의 의견도 듣도록 돼 있다.
반면 보호지역 지정에 따른 행위제한은 인근 주민들에게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현행법에 따라 보호지역 내 건축물·공작물 설치와 토지 형질변경 등 일부 행위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작과 농업용수 이용, 낚시·어로 등 기존 이용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리될지는 향후 주민 의견수렴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계획안도 기존 이용행위와 습지보전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태화강은 상류 자연하천부터 중류 도심하천,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기수역까지 다양한 습지환경이 연결돼 있어 여러 생물의 서식과 이동을 지원하는 등 큰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라며 “현재 국립생태원이 제출한 지정안에 대해 내부 협의 중이며, 향후 울산시와도 의견 조율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