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소방차가 터널에서 가상 차량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양방향소방차가 터널에서 가상 차량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26일 오전 울산 울주군 가지산터널 입구. 터널 내부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는 가상의 신고가 접수되자, 앞뒤가 똑같은 소방차가 터널 안으로 진입했다. 뒤에서 봤을 때 자칫 후진 주행한다고 착각할 수 있는 이 차량은 울산소방본부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양방향소방차다.

양방향 소방차 이동 모습
양방향 소방차 이동 모습
현장에 도착한 양방향 소방차는 차량 전면에 있는 자동 방수포로 물을 뿜어냈고, 이어 소방대원들이 하차해 호스릴을 통해 진화를 마무리했다.

가상의 화재 발생 상황이 종료되자, 양방향소방차는 차량을 회전해 터널을 빠져나올 필요 없이 진입했던 방향 그대로 터널을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양방향 소방차가 터널 내부를 진입 방향 반대로 빠져나오고 있다.
양방향 소방차가 터널 내부를 진입 방향 반대로 빠져나오고 있다.
이날 훈련은 서울주소방서 화재진압대원 등 30명이 참여한 가운데 실제 터널화재 상황을 가정해 양방향소방차의 전·후방 주행, 터널 내 현장 진입과 차량 조작, 화재진압 및 방수훈련, 현장 대응절차 점검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터널이라는 좁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발생한 화재는 대응에 큰 어려움이 따랐다. 공간이 협소한 탓에 소방 차량의 진입과 회차에 제약이 큰데, 특히 운전자들이 긴급 대피할 경우 차량이 길을 가로막아 진입마저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022년 길이 4.5km에 달하는 장대터널인 가지산터널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 당시, 장비와 인력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터널 화재 대응 장비 필요성이 대두됐다. 울산소방본부는 그해 양방향소방차 도입을 추진해 2년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올해 7월 서울주소방서에 현장 배치했다.

양방향소방차는 차량을 회전하지 않고 전·후방으로 주행할 수 있어 터널이나 지하차도, 협소도로 등 일반 소방차의 회차가 어려운 현장에서 신속한 진입과 이탈이 가능한 특수 소방차량이다.

특히 터널 화재에 최적화된 생존 및 진압 기능을 갖추고 있다. 터널 내부 산소 농도가 희박해지면 일반 차량은 엔진 시동이 꺼질 수 있지만, 이 차량은 40ℓ용량의 산소통 2개를 별도로 탑재해 독성 가스가 가득한 화재 현장에서도 약 36분간 자체적으로 시동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차량 내부에 대원 7명이 약 20분간 사용할 수 있는 호흡 세트가 설치되어 있어 대원들의 안전한 구조 활동을 보장한다. 시야가 차단된 상황을 대비해 전·후면에는 적외선 열화상카메라와 장애물 감지용 레이더 시스템도 장착됐다. 차량 가격은 16억원 수준이다.

서울주소방서 관계자는 “양방향소방차 도입 과정에서 국토부의 주행 허가 등을 받는 과정이 까다로웠다”며 “초기 대응이 중요한 터널 화재에서 화재진압과 인명구조를 보다 신속하게 수행하고, 대원의 안전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