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울산 방어진활어센터 화재에 이어 이번에는 방어동 일대를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까지 덮치면서 동구 주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오전 찾은 동구 방어동의 한 빌라에는 전날 폭우로 침수된 엘리베이터의 배수 작업이 한창이었다.
14세대가 거주하는 이 빌라는 지상 7층까지 있지만, 엘리베이터가 침수되면서 이틀째 작동이 중단됐다. 지하실에도 물이 들어오면서 전기 공급이 끊겼고, 자전거 등 각종 물품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현장에서 배수 작업을 하던 작업자는 “엘리베이터에 물이 많이 들어와 적어도 이틀 더 작동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이 완전히 빠지고 전기 작업까지 다 마쳐야 다시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아파트 반장은 “앞쪽 도로 배수로가 막히면서 물이 한꺼번에 넘쳐 들어왔다”라며 “비가 많이 오면 또 물이 들어올까 걱정되고, 치우는 것도 만만치 않아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라고 호소했다.
한 주민은 “물이 집 안까지 들어오기 직전까지 차올라 마당에 있던 짐들을 급히 옮겼다”라며 “얼마나 급하게 움직였는지 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다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최초로 침수 피해를 신고한 방어동의 한 마트 역시 이날 정오께까지 매장 바닥에 남은 물을 치우는 등 복구 작업을 이어갔다.
마트 관계자는 “비가 쏟아진 지 5분 만에 가게 안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라며 “생수와 과일을 비롯해 박스로 진열해 놓은 물품까지 모두 젖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지하 주차장에 있던 차량 30여 대도 침수될까 긴급히 대피시키는 소동이 빚어졌다”라고 덧붙였다.
일산해수욕장도 폭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해변 모래가 쓸려나가면서 일부 구간은 인도와 단차가 발생한 상태였으며, 해수욕장 인근 상인들의 표정도 어두웠다.
동구는 호우경보가 발령되자 즉시 ‘비상 2단계’로 전환하고 전 직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04명을 현장에 투입해 대응에 나섰다. 북진5길 일원에서는 도로가 파손됐으며, 월봉사 인근에서는 토사가 유실되면서 나무가 쓰러지는 피해도 발생했다.
이번 폭우 피해는 지난 22일 갑작스러운 화재로 방어진활어센터가 운영을 중단한 지 불과 8일 만에 발생했다.
당시 화재로 방어진활어센터에 입점한 점포 57곳이 모두 영업을 중단하면서 인근 상권까지 연쇄적인 타격을 입은 가운데, 또다시 폭우 피해가 겹치면서 주민과 상인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천기옥 동구청장은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현장은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하고,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험지역에 대한 점검과 예찰을 강화하겠다”라며 “집중호우 등 재난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30일 동구에는 총 102.5㎜의 비가 내렸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81㎜에 달했으며, 일 최대 60분 강수량도 99㎜를 기록하는 등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