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의 ‘2025년 공공의료기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울산의 전체 병상 1만4,721개 중 공공병상은 고작 147개로 1.0%에 불과했다. 공공의료기관도 단 한 곳뿐이었다. 전국 평균 공공병상 비중(9.3%)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공공의료 불모지’라는 오명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통계가 여실히 보여준다.
군립 울주병원이 최근 문을 열고, 300병상 규모의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개원을 앞두고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두 병원의 신규 병상을 합쳐도 울산의 공공병상 비중은 3.3%대에 그친다. 전국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여기에 울산시가 재설계를 통해 추진 중인 200병상 규모의 울산의료원을 보탠다 해도 4.6%로, 여전히 전국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공공 인프라를 속속 확충해도 심각한 지역 간 공공의료 격차를 단숨에 좁히기엔 역부족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단순한 ‘병상 수’ 부족을 넘어선 ‘기능적 의료 공백’이다. 지난해 울산 지역 공공의료기관에는 신생아중환자실과 소아중환자실 병상이 단 하나도 없었다. 두 필수 중환자실이 모두 전무한 곳은 전국에서 울산을 포함해 4개 지자체뿐이다. 아이가 급작스레 위중해져도 공공의 테두리 안에서 치료받을 최소한의 안전망조차 갖춰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민간 병원이 채우기 어려운 소아·중환자·응급 등 필수·공공의료 영역의 결손을 메우는 일은 시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생존의 문제다.
이런 절박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울산의료원 건립을 수익성과 경제성을 따지는 예비타당성조사의 잣대로만 재단하는 것은 부당하다. 울산시가 의료인력 확보와 재정 부담을 고려해 규모를 200병상으로 줄이고 어린이 치료 등 필수의료 기능에 집중하도록 사업을 현실적으로 재편한 만큼, 정부 역시 조속히 전향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정부는 내년도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에 수천억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해 지방의료원의 필수의료 강화에 재정을 집중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정책의 첫걸음은 당연히 울산에 필수의료를 위한 공공의료원을 세우는 일이어야 한다. 정부는 울산의료원 건립을 즉각 ‘예타 면제’ 사업으로 추진해 시민 생명을 지키는 국가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