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전국 최초로 ‘나눔천사 구(區)’를 선포했던 울산 남구가 올해로 나눔천사 운동 10주년을 맞았다. 이웃을 향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발걸음과 지역 소상공인들의 온정이 모여 쌓인 기금은 어느덧 45억 원을 넘어섰고, 지원의 손길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5만 2천여 세대에 온기로 전달됐다. 남구 구민 여섯 집 중 한 집꼴(17%)로 혜택을 받은 셈이니, 실로 괄목할 만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남구의 나눔천사 운동이 지방자치단체의 모범적인 복지 모델로 평가받을 만한 가장 큰 이유는 ‘주민 주도형 일상 속 소액 기부’가 든든하게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의 빅데이터를 들여다보니 전체 기부자의 78.5%가 매주 1004원씩을 내는 ‘천사계좌’ 가입자였고, 1만 원 미만의 소액 기부자가 77%에 달했다. 여기에 매달 3만 원씩 보태며 지역 상권을 지켜온 ‘착한가게’와 연 100만 원 이상을 기부하는 ‘착한기업’들의 동참이 탄탄한 버팀목이 됐다. 거창한 특권층의 시혜적 기부가 아니라, 평범한 이웃과 골목 상인들이 십시일반 힘을 합쳐 복지의 틈새를 메워온 것이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공공 예산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긴급 위기가정 지원, 저소득층 치과 진료비, 주거 안정 임대보증금 등으로 요긴하게 쓰이며 촘촘한 지역사회 안전망을 구축했다. 그야말로 티끌 모아 태산을 만든다는 격언이 복지 현장에서 현실이 된 것이다.
남구가 어제 열린 ‘미래 10년 비전’ 선포식을 통해 모금·사업·홍보·예우라는 4대 혁신 과제를 제시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Again 2016 다시 나눔천사’ 운동과 ‘착한가게 돈쭐내기’ 등 기존 참여자의 열기를 되살리고 지역 상생을 도모하는 시도 또한 기대를 모은다. 청년층의 관심을 이끌어낼 모바일 기반의 간편 기부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충분히 존중받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도 돋보인다.
남구가 일궈낸 나눔의 기적은 자치단체와 주민, 기업이 연대할 때 공동체가 얼마나 따뜻해질 수 있는지를 생생히 보여주었다. 축적된 10년의 기적을 발판 삼아, 앞으로의 10년 역시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대표 ‘기부 문화’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지역사회의 기부 문화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