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내와리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9일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자 불법 폐기물 매립지에서 침출수가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마을 주민이 1차 매립지인 내와리 829번지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검은색 차수막이 덮인 경사면 아래 갈색과 붉은빛을 띠는 오염물이 지표면에 넓게 번져 있다. 마치 땅이 온통 붉게 녹슬어 버린 듯한 형상이다.
차수막 위로는 빗물과 침출수가 섞인 오염수가 흥건하게 차 있고, 끝자락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진한 갈색 물질이 얼룩처럼 퍼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바위 곳곳에는 진득한 검은색 물질이 고여 있다. 이 물질은 표면이 번들거리며 마치 기름이 스며든 듯한 모습을 보여 오염 흔적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울주군(내와리) 농지불법성토 및 산업폐기물 불법매립 주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주민비대위) 관계자는 “비가 온 후 침출수 양이 더 많아지면서 그대로 하천, 농업용수로 흘러들고 있다”며 “오염이 확산되면서 마을을 황폐화시키고 있는데 행정대집행은 도대체 언제 하는 거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질 것이 뻔한데, 울주군은 마을 걱정 보다 행정안전주의에만 빠져 있다”며 “주민 안전과 환경 피해를 막는 것보다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지지 않으려는 데만 신경 쓰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앞서 울주군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다음달 중 긴급 행정대집행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매립 물질의 폐기물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면 위법 소지가 있다’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유권해석이 내려오면서 제동이 걸렸다.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 울산경찰청은 전담수사팀(TF)을 꾸리고, 매립된 폐기물이 반출된 곳으로 의심되는 울산 인근 지역 업체 여러 곳을 특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단기간에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농지법에 따른 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실제 행정대집행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환경단체는 현 상황에서 행정대집행을 가장 신속하게 추진하는 방법은 폐기물관리법을 적용하는 것인 만큼, 정부의 유권해석을 핑계로 미룰 것이 아니라 행정대집행에 우선 나설 것을 주장했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현재 주민 피해를 우선순위에 두기 보다 향후 책임이나 구상권 문제에 대한 부담을 먼저 따지고 있다”라며 “정부의 답변도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명확하게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유리한 부분만 선택해 인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책임 문제를 우려해 소극행정을 하는 것 아니냐”라며 “경찰에서 지금이라도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해 폐기물관리법으로 빨리 추진할 수 있도록 하든지 더이상 시간 끌지 말고 행정대집행을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