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대표축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두번째 토론회가 어제 열렸다. 이번 토론회를 주목하는 것은 학계와 외부 전문가 등 ‘외부자의 시선’에서 울산 대표축제의 정체성과 문화유산적 가치를 조망한 1차 토론회와 달리 발제자와 토론자, 초청자 대부분이 지역 축제 콘텐츠를 감당해 온 문화예술인이었다는 점이다.

이 토론회에서 나온 현장의 목소리는 비교적 명확했다. ‘공업축제냐 처용문화제냐’라는 해묵은 이분법적 명칭 논쟁을 끝내고, 시민과 지역 예술인이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축제 구조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축제의 외피나 정치적 셈법에 얽매이지 않고 축제의 본질인 ‘사람과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현장 문화예술인들의 지적에 깊이 공감한다.

그동안 울산의 대표축제 논의는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명칭과 성격이 요동치며 소모적인 갈등을 반복해 왔다. 부활과 폐지를 거듭하는 불안정한 축제 정책 속에서 축제의 진정한 주인이어야 할 시민과 지역 문화예술인은 늘 관객이나 단순 동원 대상에 머물렀다. 관(官) 주도의 일방통행식 기획과 대행사가 돈벌이를 위해 선보인 보여주기식 이벤트로는 도시의 정체성을 담아낼 수도, 시민의 자긍심을 높일 수도 없었다.

축제는 며칠간 펼쳐지는 화려한 결과물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준비하는 ‘과정’이다. 어제 토론회에서 생활문화 동호회와 장애예술인 등 다양한 현장 주체들이 한목소리로 “구경만 하는 축제가 아니라 처음부터 만드는 축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획 초기 단계부터 청년, 예술인, 생활문화인, 장애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시민이 의사결정 테이블에 동등하게 앉아야 한다. 시민들이 직접 울산의 역사와 미래, 삶의 이야기를 녹여낼 때 비로소 ‘다시 찾고 싶은’ 독창적인 대표 축제가 완성된다.

물론 어제 토론회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이 ‘명칭’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울산 대표축제의 명칭은 울산의 역사문화적 자산과 미래 비전, 그리고 이를 주도할 시민적 합의가 축적된 뒤에 자연스레 논의해 결정하면 될 일이다.

울산시는 토론회에서 나온 현장의 소리를 기반으로, 시민과 지역 예술인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추진 구조를 마련하는 일에 행정력을 쏟아야 한다. 시민이 주체가 되어 연중 살아 숨 쉬는 문화 생태계를 일굴 때, 비로소 울산을 넘어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진정한 ‘울산 대표축제’가 탄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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