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울산박물관에서 개막한 2026년 제2차 특별전 ‘울산 문화유산-지켜온 과거, 이어갈 미래’는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울산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이번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울산의 유구한 시공간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무엇보다 이번 특별전이 뜻깊은 이유는 울산 문화유산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점에 열렸다는 데 있다. 지난해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명문과 암각화가 포함된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데 이어, 신석기시대 고래잡이를 실증하는 ‘고래뼈에 박힌 사슴뿔 작살촉’이 최근 국가지정유산으로 승격되었다. 이 유산들은 신석기시대 한반도인의 고래잡이 생업 활동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희소성 높은 세계사적 유산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울산 선사문화의 상징적 유물을 시민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다. 아울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던 울산 대대리 하대유적 출토 청동세발솥이 다시 울산으로 돌아와 공개된 점도 지역 문화유산의 향유라는 측면에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청동세발솥은 지난 1991년 진행된 하대 유적 23호 덧널무덤(목곽묘)의 봉토(封土)에서 발견된 삼한 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이다.
전시의 짜임새 역시 돋보인다. 지정문화유산 제도의 이해를 돕는 1부를 거쳐 3부에서는 이근오 죽오일기, 외솔 최현배의 유품, 박상진 의사의 독립운동 관련 자료 등을 조명한다. 이는 울산의 문화유산이 단순히 먼 과거의 박제된 흔적에 머물지 않고,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온 지역 인물들의 삶과 정신까지 오롯이 품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마지막 4부 ‘내일로 이어지는 유산’이다. 전시는 문화유산을 과거의 흔적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오늘의 시민이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어야 할 자산으로 규정한다. 울산이 지나온 시간과 지켜온 가치를 돌아보고, 앞으로 우리가 이어가야 할 과제를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은 이 특별전이 지닌 진정한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다.
문화유산은 그 지역의 품격이자 시민의 자긍심이다. 내년 1월 3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 많은 시민이 발걸음하여, 한자리에서 펼쳐지는 울산의 역사적 자산을 만끽하고 그 미래적 가치를 함께 공유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