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어제 내년 10월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인 한국발전 통합본사의 울산 유치 필요성과 추진 방향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울산상의도 통합 에너지 공공기관의 입지 결정에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을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통합본사 유치를 위해 지역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 같아 다행이다.

울산이 한국발전 통합본사의 최적지로 꼽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전력의 생산과 대규모 소비가 동시에, 그리고 가장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산업의 심장부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은 물론 향후 급증할 AI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전력 수요가 집중된 곳이 바로 울산이다. 발전공기업의 본사가 산업현장 가까이 있어야 전력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신속히 진단하고, 현장 맞춤형 에너지 정책을 적기에 실행할 수 있다.

또한, 울산은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최전선이다. 이미 부유식 해상풍력단지와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돼 지역 생산 전력을 인근 산단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까지 갖췄다. 기존에 자리 잡은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들과 SK, 에쓰오일 등 글로벌 대형 에너지 기업들이 융합한다면, R&D 투자와 기술 실증에서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나아가 석유·가스공사가 통합될 가칭 ‘에너지자원공사’까지 울산에 둥지를 튼다면, 동북아 에너지 허브로서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

지금 우리 산업계는 고에너지 비용과 탄소중립 규제,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환경이라는 거대한 대전환의 파고를 마주하고 있다. 특히 개별 중소·중견기업의 자력만으로는 이 난관을 돌파하기 버겁다. 산업현장 최일선에서 기술과 정책, 금융을 밀착 지원할 수 있는 에너지·산업AX·금융 분야 공공기관의 집적 배치가 절실하다.

물론 타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이 치열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발전·에너지 기관 유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이전은 특정 지역의 이기주의나 정치적 논리에 휘둘려 나눠먹기식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국가 전력망 안정화’와 ‘미래 에너지산업 진출’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쟁취하기 위해 과연 어느 곳이 최적지인지 냉철하고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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