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종 울산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장

 수천 년 전 반구천의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는 지금도 울산 바다를 헤엄칠까? 우리 바다에는 어떤 생물이 살고 있을까? 이러한 호기심은 환경교육의 좋은 출발점이다. 지역 자연의 가치를 배우고 이를 지키려는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울산시환경교육센터가 개발한 '울산 바다 생명 이야기'와 '우당탕탕! 암각화를 완성하라'가 기후에너지환경부 우수 환경교육프로그램으로 지정됐다. 전국 92개 신규 지정 프로그램 중 두 개를 배출한 것으로, 센터 설립 이후 첫 성과다. 우수 환경교육프로그램은 교육의 우수성과 효과성, 전문성, 안전관리 등을 심사해 국가가 지정하는 제도다.

 두 프로그램은 울산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교육 소재로 활용한다. '우당탕탕! 암각화를 완성하라'는 초등학생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반구천의 암각화와 자체 개발한 보드게임을 통해 생물다양성과 자연의 공존을 배우는 교육이다. '울산 바다 생명 이야기'는 중학생이 해양생태계를 탐구하고 바다를 지키기 위한 숏폼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두 프로그램은 2025년부터 시범운영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암각화 교육은 학생들의 재참여 의향이 97.7%에 달했고, 교사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59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해양환경교육 역시 올해 82개 학급, 2,137명이 참여하는 교육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현장의 호응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국가 지정을 받은 결실이기에 더욱 뜻깊다.

 이번 성과가 보여주는 것은 환경교육이 반드시 거창한 주제에서 시작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의 자연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발견하는 경험은 환경을 지키려는 관심과 실천 의지로 이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교육이 일회성 경험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사회환경교육 관계기관, 환경단체와 기업 등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산업도시 울산의 기업들은 ESG 경영 차원에서 환경교육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SK가스가 2021년부터 사회적기업 에코플레이와 협력해 개발한 환경교육 교재 'ECO-SKOOL 울산'은 2023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활용되며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앞으로도 기업의 후원과 전문성, 환경단체의 현장 경험이 결합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만으로 환경교육의 목표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환경교육은 지역의 자연을 이해하고 환경문제를 인식하는 데서 나아가, 일상에서 실천하는 행동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환경문제의 해결 방법을 스스로 찾고 참여하는 교육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

  우수 환경교육프로그램의 지정 유효기간은 3년이다. 지속적인 개선과 새로운 프로그램 발굴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성과를 계기로 지역사회가 함께 울산만의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만들어 가길 희망한다. 지역의 자연을 배우고, 그 가치를 이해하며, 생활 속 실천으로 이어지는 환경교육. 이것이 앞으로 울산 환경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김희종 울산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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