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멀고 인구 위기가 심각할수록 더 두텁게 지원한다’는 취지의 ‘지방우대지수’ 근거가 담긴 ‘지역균형발전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그런데 수도권과 물리적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인구 유출과 산업 침체라는 삼중고를 겪는 울산의 4개 구(중·남·동·북구)가 보통지원 수준의 2권역에 묶였다. 이는 서울과의 거리가 절반도 안 되는 대전·세종과 같은 묶음이다. 정부의 산정 잣대가 심각하게 왜곡됐음을 보여준다.
제도의 핵심 지표부터 따져보아도 울산의 2권역 배치는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는 서울과의 거리를 ‘핵심지표’로 삼았다고 밝혔으나, 서울에서 140~160km 거리인 대전(5개 구)·세종과 300km 이상 떨어진 울산(4개 구)을 같은 2권역으로 묶은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인구 흐름과 재정 지표를 뜯어보면 불합리함은 더욱 두드러진다. 울산 인구는 최근 5년 새 3.3%가 넘는 3만 7,000여 명이 빠져나갔다. 중구는 무려 5.33%, 동구는 4.67%가 급감했다. 그런데도 같은 기간 인구가 7,300명 넘게 늘어난 양산시는 3권역으로 우대 받는 역설이 빚어졌다. 인구감소율(0.69%)이 울산 4개 구보다 훨씬 낮고, 재정자립도(27.38%) 역시 울산 4개 구를 전부 웃도는 기장군도 3권역이다.
더욱이 남구는 주력인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불황으로 정부가 직접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및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같은 석유화학산단 위기로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에 지정된 전남 여수시가 3권역에 배정된 것과 비교하면 지역 형평성마저 결여됐다.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지방우대 적용 사업을 기존 7개에서 61개로 대폭 늘릴 방침이라고 한다. 출산지원금과 아동수당 차등 지원, 국비 지원율 상향은 물론, 대규모 기업 유치를 위한 설비투자 보조금과 연구개발 세액공제까지 우대지수와 직결된다. 울산은 기업 유치와 인구 방어 경쟁에서 막대한 핸디캡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정부의 터무니없는 ‘지방우대지수’ 에 울산시와 구군은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 행안부의 44개 지표 원시 데이터와 가중치 산출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행정예고 기간 내 정식 이의제기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나아가 지역 정치권과 연대해 국회 차원의 압박은 물론 자치·재정권 침해에 따른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수단까지 불사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