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검증 과정에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의가 제기된 투표용지는 700여장으로 집계돼 일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감정을 받고, 일부는 특검팀이 추가 분석할 예정이다.
투표지 반출을 놓고 국민의힘은 선관위에 증거물을 돌려줬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의 검증과 수사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며 맞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15분께부터 공개검증이 끝난 투표지를 경기장 밖으로 옮겼다. 투표지가 핸드볼경기장으로 이송된 지 146일 만이다.
이날 반출된 투표용지 상자는 모두 433개다. 이 가운데 이상이 없는 것으로 검증된 투표지 상자 420개는 선관위가 가져갔고, 이의가 제기된 투표지를 담은 13개 상자는 특검팀이 확보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이번 검증 과정에서 추가 검증 필요성이 제기된 투표용지는 총 700여장이다.
일부는 국과수로 보내 정밀 검증하고, 나머지는 특검팀이 추가 분석한 뒤 수사 대상으로 전환할지 검토할 계획이다.
선관위가 가져간 투표지는 수도권에 별도로 지정한 보안창고에 보관된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다른 투표지와 마찬가지로 당선인의 임기 동안 보관될 예정이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52일째인 전날 핸드볼경기장 내부에 진입해 송파구 투표지 약 247만장과 폐쇄회로(CC)TV 등을 대상으로 공개검증을 진행했다. 검증은 약 12시간 뒤인 이날 오전 0시38분께 종료됐다.
이태한 특검은 검증 종료 후 “추가 분석이 필요한 투표지 상당수를 선별했고 추후 정밀감정 할 예정”이라며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섣불리 단정하거나 반대로 충분한 확인 없이 내용 예측하는 일도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측 일부 참관인은 추가 재검표를 요구했지만, 이 특검은 “수사 대상이 되는 투표지는 이 자리에서 선별된 것에 한정된 것으로 이외의 투표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투표지 반출에 강하게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전 현장에서 “선관위와 특검이 투표함을 경찰과 무슨 작전이라도 하듯, 야반도주하듯 들고 사라졌다”며 “국민의 소중한 한표를 살려낼 증거들이 사라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전날 공개검증 과정에서 봉인지가 훼손된 보관함과 봉인지를 수정하거나 재가공한 보관함, 다른 동의 투표용지가 발견된 보관함 등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또 개표 집계보다 실제 투표용지가 부족한 사례와 색상이 다르거나 좌우 여백이 좁은 투표용지, 관리관 날인이 누락되거나 날인 색상이 다른 투표용지 등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서도 “특검은 ‘수사 대상이 되는 투표지는 선별된 것이 한정된 것’이라며 나머지 투표지에 대해선 ‘권한’이 없다고 선관위에 넘기겠다고 한다”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그 순간, 이미 선관위는 그 권한을 상실했다. 선관위는 이번 사건의 피의자다. 증거물을 피의자의 손에 맡기는 수사는 없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 등 일정을 취소하고 향후 대응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공개검증 자체를 방해하고 있다며 특검 결과에 승복할 것을 촉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 참정권을 정치생명 연장의 밑천으로 삼고 국민의 불신을 부추겨 당권 유지 동력으로 이용하는 무책임한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 재검표 추진에 제동을 걸며 특검을 통한 검증을 주장했던 장동혁 대표는 정작 특검이 나서자 촬영 방식을 문제 삼아 검증을 지연시켰다”면서 “의혹이 사라지는 것이 두려운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특검의 검증과 수사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약속하라”면서 “검증은 특검에 맡기고 국회로 돌아와 선관위 개혁에 협조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도 “국민의힘은 의혹을 밝힐 생각인가, 의혹으로 버틸 생각인가”라며 “진실 규명을 요구하면서 정작 확인 절차는 가로막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투표지가 모두 반출되면서 지난 6월 5일부터 이어져 온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도 넉 달여 만에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잠실지역 개표소로 사용된 핸드볼경기장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시위대가 출입구 일대를 점거하면서 147일째 봉쇄 시위가 이어져 왔다.
이날 반출 과정에서는 경찰이 현장에 배치돼 시위대와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