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병원그룹의료재단이 울주병원 수탁 포기 의사를 철회한 지 13일 만에 다시 운영 포기를 통보하면서 울주군이 계약 및 법률 검토에 나섰고, 지역 공공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울주병원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부산 온병원그룹의료재단이 울주병원 수탁 포기 의사를 철회한 지 13일 만에 다시 운영 포기를 통보하면서 울주군이 계약 및 법률 검토에 나섰고, 지역 공공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울주병원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 울주병원 운영을 맡은 부산 온병원그룹의료재단이 수탁 포기 의사를 철회(본지 10월 27일 6면 보도)한 지 한달도 안 돼 또다시 포기를 통보하면서 지역 공공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주군민의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위해 출발한 군립병원인 만큼, 관계 기관들이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본래 취지를 살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온병원그룹의료재단은 지난 27일 ‘울주군립병원 민간위탁 운영 수탁 포기 통보 및 후속 조치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울주군에 보냈다.

#행정사무감사 갈등 표면화

이는 울주병원 개원일인 지난 9월 4일 1차 수탁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가 10월 14일 이를 철회하고 운영을 지속하기로 한 지 불과 13일 만이다.

포기 사유는 △개원 준비 과정에서의 부당한 행정 개입 △울주군의회의 지속적인 사실관계 왜곡과 비방으로 인한 신뢰 관계 훼손 △경영 자율성 침해 및 행정·재정적 협의사항 불이행 △경영 정상화 노력의 한계 및 수탁기관에 대한 일방적 책임 전가 등이다.

특히 지난 26일 울주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지적된 부분에 대해 ‘재단이 부당한 재정적 이익을 취하는 것처럼 표현한 발언은 명예와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재단이 요구한 적 없는 인건비 24% 등을 거론하며 마치 부당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처럼 비치게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개원 준비부터 현재까지 병원 운영을 조기에 안정화하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정상적인 운영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수탁 운영 종료에 따른 행정·재정적 정산과 운영권 인계인수가 원활이 이뤄지도록 필요한 조치를 요청했다.

이에 울주군은 공문 접수 하루 뒤인 28일 군수와 부군수 등이 직접 재단을 찾아 수탁 포기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재단 측은 공문 내용에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군립 의료기관 관리·운영 위탁에 관한 계약서를 살펴보면 ‘수탁자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하려는 경우에는 6개월 전에 그 사유를 위탁자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만약 정당한 사유없이 계약을 취소 또는 해지하려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위탁계약상 6개월 전 해지 통보

울주군이 수탁 포기 의사를 받아들인다면 이 기간 동안 제3의 의료기관 등 대체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재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위탁 사무인계를 완료해야 한다.

다만 계약서에는 6개월 이내에 대체 수탁자를 선정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어, 향후 계약 해지 절차와 후속 조치를 둘러싸고 울주군과 재단 간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개원 두달 만에 병원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군립병원 개원으로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기대했던 울주군민들은 또다시 ‘의료 공백’이라는 불안감에 노출된 실정이다.

그동안 재단은 양질의 공공의료 서비스와 최상의 의료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사명감을 내세워 왔다.

하지만 두차례나 수탁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공공의료 서비스 제공’이라는 본래 목적이 운영 과정에서도 우선시 됐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재단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울주군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방침은 없다”라며 “재단의 수탁 포기 의사를 무조건 받아들이기에는 주민들의 이용 불편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는 만큼 법률 검토 등을 거쳐 후속 절차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주군의회 최윤성 의원은 해당 공문에 대해 “군의회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감시까지 부정하는 것으로 보여 유감스럽다”라며 “본회의 때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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