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작업자 7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다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은 충격적이다. 과도한 사전 취약화 작업, 엉터리 구조검토, 관리 감독 부재가 얽히고설켜 빚어낸 명백한 ‘인재’였다. 기본 중의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은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참변을 당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사고 원인을 뜯어보면, 붕괴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구조물을 넘어뜨리기 위해 기둥을 잘라내는 ‘사전 취약화’ 작업에서 기둥을 한계 이상으로 과다 절단한 것이었다. 문제는 그 바탕에 깔린 터무니없는 계산 오류다. 45년 넘은 노후 구조물인 해당 보일러타워는 위로 올라갈수록 기둥 철판 두께가 얇아지는 구조였지만, 사전 검토 단계에서는 지상층 단 1곳에서만 철판 두께를 측정해 상부 기둥 전체에 일괄 적용하는 오류를 범했다. 타워 무게 역시 실제(3,525.8t)보다 500t 넘게 적게 계산했다. 기둥이 버틸 수 있는 힘을 잘못 계산하고, 떠안아야 할 하중은 줄여 잡았으니, 붕괴는 이미 예견된 참사였던 셈이다.
사업의 전반적인 관리도 부실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원도급사는 고난도 발파 작업을 하도급 전문업체의 판단에만 전적으로 맡겨둔 채 시공상세도와 현장 조건의 일치 여부를 면밀히 살피지 않았다. 발주처도 설계와 검토 단계에서의 결함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
노후 산업시설의 해체와 철거는 신축보다 훨씬 변수가 많고 위험도가 높은 고난도 공정이다. 조성된지 60년이 지난 울산지역 산단에는 해체가 필요한 장치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먹구구식 관행과 형식적 검토가 횡행하고 있다. 사조위가 권고했듯 해체공사 계획 단계에서의 정밀 현장조사 의무화, 구체적 기술기준 마련, 고위험 공사에 대한 설계·시공 및 발주자 책임 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와 최근 빈발하는 철거 현장 사고를 면밀히 분석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 해체공사 제도 개선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불법 하도급이나 안전 관리 소홀 등 법령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행정처분과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안전을 도외시한 채 비용과 편의만 좇는 엉터리 공사 관행을 뿌리 뽑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울산화력 참사는 언제든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