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분께 울주군 언양읍의 한 재활용수거업체에서 불이 나 소방헬기 4대 등 장비 31대와 인력 94명이 투입돼 3시간 만에 진화됐다. 앞서 지난 1일에는 남구 용잠동의 산업폐기물 처리업체에서 불이 나 8시간 만에 꺼졌고, 지난달 29일에는 울주군 삼남읍 폐기물 처리업체에서도 야외 적재물 화재가 발생했다.
울주군 온산읍 소재의 A폐기물처리업체에서는 지난달 22일과 28일에 이어 이날까지 총 세 차례나 화재가 발생하는 등 지역 폐기물처리업체에서 화재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4년 1건, 2025년 2건이었던 폐기물 업체 화재는 올해 10월 기준 7건으로 치솟았고, 이날까지 발생한 화재까지 더하면 건수와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폐기물 화재는 가연성 물질이 압축·적재된 구조적 특성상 진화도 쉽지 않다. 최근 A업체 화재 당시에는 물을 뿌리면 오히려 폭발 반응을 일으키는 칼륨 등 금수성 물질이 섞여 있어, 소방당국이 중장비를 동원해 폐기물을 파헤치고 팽창질석 25t과 마른 모래 5t을 덮어 산소를 차단하는 질식소화 방식을 사용한 끝에 약 18시간 만에 불을 껐다.
소방본부는 최근 잇따른 각 폐기물 화재의 원인을 조사 중인 가운데, 일선 현장에서는 각 배출 사업장이 폐건전지 등 인화성 물질을 분리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섞어 내보내는 혼합 배출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A업체는 최근 세 차례 화재 모두 반입된 폐기물을 선별·파쇄하거나 드럼통에서 쏟아내는 작업 도중 일어났다고 말한다.
업체 관계자는 “첫 번째 화재는 일반폐기물로 들어온 폐합성수지 마대를 선별하던 중 내부에 섞여 있던 미상의 물질이 터지며 불이 났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폐유와 폐페인트가 담긴 지정폐기물 드럼통을 개봉하는 과정에서 발화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리 과정 중 스파크 방지를 위해 굴착기 집게를 동 재질로 교체하거나 대형 소화설비를 갖추는 등 안전조치를 해왔지만, 화재를 막기는 역부족”이라며 “인화성·금수성 물질 유입이 늘어나고 있어 배출 사업장 단계에서부터 세밀한 분리 배출이 이뤄지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 배출 사업장은 성상별로 폐기물을 철저히 분리 배출해야 하고, 금수성 물질 등은 화학적 전처리를 거쳐 내보내야 한다. 그러나 하루 수십~수백t에 달하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업체로서는 일일이 선별하기 불가능한 구조다.
행정당국의 관리·감독도 한계가 따른다. 울산시와 기초지자체는 소각·매립 등 최종 처분업체와 재활용 업체로 나눠 인허가, 지도·점검을 벌이고 있지만, 처리업체의 폐기물 운반·보관 상태만 점검할 뿐 개별 배출 공장에서 어떤 이물질이 섞여 나가는지는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
소방당국 역시 건축물 면적 등에 따른 특정소방대상물의 옥내 소방시설 작동 여부만 정기 조사할 뿐, 야외 폐기물 적치나 반입 물질 관리는 환경 법령 소관이라는 이유로 별도의 집중 점검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개별 배출 사업장에서 폐기물이 어떤 식으로 혼합돼 나가는지나 처리 과정의 선별 문제까지 일일이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배출 사업장과 처리업체 모두 법적 기준을 준수하고, 촘촘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