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왼쪽부터), 장동혁 대표, 정점식 원내대표, 임이자 정책위의장이 7일 서울 경복궁역 앞에서 열린 이재명 재판취소 악법 강행처리 국민규탄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왼쪽부터), 장동혁 대표, 정점식 원내대표, 임이자 정책위의장이 7일 서울 경복궁역 앞에서 열린 이재명 재판취소 악법 강행처리 국민규탄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조작기소 특검법’에 반발해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했다.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과 대통령의 특검 임명권을 둘러싼 위헌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연계한 대응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대여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7일 서울 경복궁역 앞에서 ‘이재명 재판취소 악법 강행처리 국민규탄대회’를 개최하고 조작기소 특검법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국민의힘이 장외집회를 개최한 것은 지난달 3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정부 규탄 집회를 연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날 집회에는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소속 국회의원 70여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당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민주주의 사망’이라고 적힌 근조리본을 달고 ‘이재명 셀프면죄 강력규탄’, ‘이재명 재판재개 국민의 명령이다’ 등의 손팻말을 들며 특검법 처리에 항의했다.

장 대표는 연설에서 “범죄자 이재명이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며 “이재명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이제 탄핵만이 답이다. 당장 탄핵해서 끌어내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을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거론하며 “대장동 설계자에게 탈옥 프로젝트 설계까지 맡기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를 향해서도 “권력에 맞설 용기가 없다면 당장 법복을 벗어야 한다”며 “머뭇거리지 말고 즉각 이재명 재판을 재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 역시 특검법 처리를 ‘의회 쿠데타’로 규정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민주당은 대통령의 재판 취소를 위한 공소취소 특검법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며 “국회가 대통령의 재판 삭제를 위해 삼권분립과 법치주의,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재임 시절 자기 재판을 삭제하기 위한 온갖 위헌·위법적 행위도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을 반드시 법정에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집회 참석 인원을 놓고는 국민의힘과 경찰의 집계가 크게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15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약 6,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6일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청·국가정보원·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재석 의원 168명 가운데 찬성 167명, 반대 1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진행한 데 이어 표결에도 전원 불참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특검법은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것으로,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성남FC 후원금 사건 등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문재인 정부 관련 사건인 서해 공무원 피격과 탈북 어민 강제북송,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등도 조사 대상에 담겼다.

국민의힘은 특히 이 대통령이 본인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를 직접 임명하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검 후보자를 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이 각각 1명씩 추천하고 이 가운데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한 방식이 이해충돌과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을 둘러싼 법적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 특검의 직무 범위에 포함됐던 ‘공소유지 여부의 결정’ 문구를 삭제하고, 기존 검찰이 수사·기소하거나 공소를 유지 중인 사건에 대한 특검의 이첩 요구권도 제외했다.

이를 통해 특검에 공소취소권을 부여하려 한다는 야당의 우려를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형사소송법상 검사 권한을 특검에 준용하도록 한 규정이 유지된 만큼 공소취소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55조는 검사가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공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해당 조항이 특검에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법적 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최기도 전문위원 역시 기존 법안 검토 과정에서 형사소송법 준용 규정에 따라 특검이 공소취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검의 수사권과 규모를 둘러싼 논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특검법은 특별검사보 8명과 특별수사관 70명, 파견검사 20명, 파견공무원 210명 이내 등 최대 309명 규모의 수사 인력을 두고 최장 200일 동안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파견검사에게 수사권을 부여하고 특별검사와 특별검사보에게 수사·기소 분리 규정의 예외를 인정한 조항을 놓고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개정 전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한 규정의 위헌·위법 소지를 제기한 반면, 민주당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기존 법 개정 당시 부칙에 근거가 마련돼 있다며 위헌 주장을 반박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정성호 의원도 지난 6일 MBC 라디오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있었다는 점과 이를 곧바로 조작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특검의 실효성과 수사체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문제점을 부각하며 이 대통령에게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압박하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공소취소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더욱 강력한 투쟁 카드를 꺼내 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 심사 불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열어놓고 고민 중”이라며 국회 예산 정국과 연계한 대응 가능성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장외투쟁도 이어갈 계획이다. 9일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10일에는 현장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대장동 등 주요 사건과 관련된 지역에서 의원들의 1인 시위도 추진할 예정이다.

조작기소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와 특검 임명 절차, 향후 예산안 심사 대응 등이 정국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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