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 울산광역시 승격에 따라 7월 15일 광역시의회 개원과 함께 광역시의회 현판식 모습.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역시나 지방정치일 것이다. 특히 지방의회가 그 변화의 중심에 있었는데 1991년 지방자치제도 부활 후 광역시 승격 전까지 기초의회에 머물렀던 울산시의회는 단번에 광역시의회로 격상됐고, 각 구군에는 기초의회가 생겨났다.

물론 광역시의회로서 울산시의회와 5개 기초의회가 제대로 된 틀을 갖추게 된 것은 1998년 7월부터 임기가 시작된 2대에 들어서였다. 초대 의회는 광역시 승격 전의 경남도의원 12명과 울산시의원 60명 등 총 72명으로 구성된 과도기적 의회로 고작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운영됐다. 초대 광역시의회 의장은 중구 북정동의 오해룡 의원이, 부의장에 이진룡 ·이수만 의원이 각각 선출됐고, 운영·내무·도시경제·환경수도·교육사회·건설교통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회가 구성됐다. 과도기 상태였던 만큼 당시 도의원 출신이 아닌 60명의 기존 울산시의원들은 시의원과 구·군의원을 병행하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대에 들어서 울산지방의회는 광역시의회로서의 울산시의회와 5개 기초의회로 본격 구분·운영되기 시작했다. 당시 시의원이 18명이었고 기초의회는 중구 14명, 남구 14명, 동구 10명, 북구 9명, 울주군 12명으로 이뤄졌다. 이후 울산지방의회는 제도 및 선거구 등의 개편을 거치면서 5대에 이른 지금에 와서 시의원 26명, 중구 11명, 남구 14명, 동구 8명, 북구 7명, 울주군 10명으로 자리 잡게 됐다. 아울러 5대에 이르면서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울산시의회만 해도 초대의회가 316건의 안건을 접수해 310건을 처리한데 반해 직전 의회인 4대에는 총 540건을 처리하면서 명실상부 시정의 동반자로서 역량을 키워왔다.

전문성도 크게 업그레이드됐다. 초대 때 7건에 불과하던 의원 입법발의건수는 2대 19건, 3대 26건, 4대 66건으로 무려 10배 가까이 늘었다.

▲ 지난 3월 10일 제5대 울산광역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모습.
문성과 관련해서는 지난 2006년 도입된 ‘지방의원 유급제’를 빼놓을 수 없다. 이전까지 명예직에 머물렀던 지방의원들에게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이 지급되기 시작했고, 그러한 유급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유능한 인재들이 지방의회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단적인 예로 유급제 도입 직후 꾸려진 지난 4대 의회 당시 4년제 정규대학을 졸업한 이는 전체 19명 가운데 총 13명으로 이 가운데 박사가 2명, 석사가 6명이었으나 현 5대 들어 4년제 정규대학 졸업 이상이 17명(교육의원 4명 포함)으로 크게 늘어난 가운데 석사가 7명을 차지하고 있다. 구군의회 역시 학력이 크게 높아졌다. 4대 당시 5개 구군의원 총 50명 가운데 26명이 4년제 정규대학 졸업자였으나 5대 들어 29명으로 3명이 더 늘어났다.

5대까지 거치면서 화제 거리도 많았다. 울산시의회 경우 김철욱 전 의원이 3대 전·후반기는 물론 4대 전반기까지 무려 세 번이나 의장직을 연임하는 기염을 토했고, 4대 후반기에는 윤명희 전 의원이 지역 최초의 여성 시의장에 오르면서 여성파워를 과시하기도 했다. 또 구·군의회에서도 비록 중도 하차했지만 4대 동구의회 전반기에 천기옥 전 의원이 지역 최초로 여성 기초의회 의장에 오르는 등 지방의회는 시·구정에 대한 감시활동 외 다양한 이슈들을 몰고 다녔다.

그러나 광역시 승격 이후 지방의회 최대 화제 거리는 역시 산업수도라는 울산의 지역적 특성에 기인한 보수와 진보 간의 대립에 있다. 지난 2000년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민주노동당이 창당된 이후 지역정가는 보수와 진보로 극명하게 갈렸고, 양 진영은 특히 지방의회를 무대로 서로 치열하게 경쟁을 벌여왔다.

물론 한나라당이 단체장은 물론 시·구·군 의회에서 늘 절대다수를 차지하며 지방정치를 주도해왔지만 민노당을 비롯한 진보정당들이 조금씩 영역을 넓히면서 양 당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양 진영 간 대립의 세월은 5대에 걸친 울산시의회의 역사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민노당 창당 이후 치러진 2002년 3회 동시지방선거를 통해 구성된 3대 의회 때만 해도 민노당 시의원은 고작 3명에 불과했으나 4대 의회에서 4명으로 1명 늘어난 후, 현 5대에서는 7명으로 포지션을 크게 늘리며 한나라당을 압박하고 있다.

구·군의회 역시 지난 4대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했으나 5대 들어 중구의회 한나라당(6):민노당(3):진보신당(1):무소속(1명), 남구의회 한나라당(8):민노당(6), 동구의회 한나라당(4):민노당(3):진보신당(1), 북구의회 한나라당(3명):민노당(4), 울주군의회 한나라(7):민노당(1명):참여당(1명):무소속(1명)으로 점차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이처럼 양 진영 간의 대결은 단순 세력다툼에 한정되지 않고 ‘성장’과 ‘분배’라는 상반되는 정치철학에 기반을 둔 정책대결로 표면화되고 있어 시민들에게 다양한 정책에 대해 선택권을 부여하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특정 사안을 놓고 쉽게 소모전으로 흘러가버리고 마는 단점도 지적되고 있다.

광역시 승격에 따라 지방의회제도가 제대로 틀을 갖춘 지 15년이 다 되어 가고 있지만 아직도 개선돼야 할 점은 많다.

‘강 집행부 약 의회’라는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의회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전하고,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전문성이 많이 업그레이드 됐다지만 집행부에 대한 확실한 견제와 감시활동을 위해서는 아직도 전문성이 많이 부족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시의회 모니터링 단체 한 관계자는 “광역시 승격 이후 십 수 년 간의 의정활동 경험을 통해 전문성 등이 많이 업그레이드 됐지만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선진의회로 발돋움하는 데는 여전히 난관이 많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원 개별적인 노력과 함께 지방의원 공천제 폐지나 의원보좌관제 도입 등 제도적인 개선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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