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브랜드 택시인 ‘태화강 콜’이 호출요금을 별도로 책정하지 않아 최근 들어 단거리 승객의 호출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대기중인 태화강 콜 택시. 이상억 기자 euckphoto@iusm.co.kr

울산시가 지원하는 브랜드 개인 택시인 ‘태화강 콜’이 단거리 승객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로부터 시스템 설치에 따른 지원을 받는 대신 별도의 호출요금을 책정하지 않아, 기본요금 거리의 승객이 호출할 경우 이를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남구 달동에 거주하는 김모(37·여)씨는 출·퇴근 시 평소 태화강 콜을 자주 이용했다. 전화로 택시를 호출하면 집 앞으로 오는 편리함이 있어 택시를 잡는 불편을 덜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삼산동에 위치한 김씨의 회사까지는 기본요금 거리인 탓에 기사로부터 눈총을 받아야 했고, 최근에는 수차례 걸쳐 전화를 걸어도 콜택시가 배정되지 않았다.

박모(43)씨도 비슷한 불편을 겪었다. 설 명절 이전, 약속장소에 가기 위해 태화강 콜에 반복적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인근에 빈 택시가 없어, 배차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30분 가까이 도로변에서 태화강 콜에 전화를 걸었지만 결국 택시를 배정받지 못했고, 지나는 빈 택시를 잡아타야 했다.

울산시가 운영 실적이 우수한 개인택시를 고급화 브랜드 택시로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지원 사업을 펼친 태화강 콜이 ‘초심’을 잃고 있다.
기본요금이 2,200원으로 일반 택시와 동일하지만, 따로 호출 요금을 책정하지 않아 기본요금이 나오는 근거리 승객을 마다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반 콜택시는 3,000원을 기본요금 하한선으로 책정하고 있어 태화강 콜로 지정된 개인택시기사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태화강 콜의 배차는 근거리에 있는 기사가 콜사인을 받아 들여야 이뤄진다. 강제 배차가 아닌 탓에 기사가 호출 요청을 거부하면 그만이다. 근거리 승객이 자주 호출하는 장소를 일부 기사들이 기억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호출을 거부할 수 있다.

실제로 태화강 콜 택시 기사 A씨는 “호출을 받아 승객을 태우더라도 단거리 배차라면 오히려 호출 지점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연료비가 더 손해”라며 “자주 호출하는 단거리 승객을 기억하고 있다가, 해당 지점에서 호출이 오면 인근에 있더라도 콜 사인 요청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2차례에 걸쳐 태화강 콜을 위해 막대한 사업비를 지원했지만, 이 같은 승객들의 불편 신고 접수에는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

울산시 관계자는 “최근 태화강 콜이 호출 요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택시 요금의 인상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억제하고 있다”며 “승객들의 호출을 거부하는 사례를 파악할 수 도 없을뿐더러, 이를 강제로 관리할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태화강 콜을 운영하고 있는 개인택시 조합 관계자는 “현재 1,100대의 태화강 콜 기사 중 1,000명 이상이 호출 요금을 받지 않는 지금의 요금 징수 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앞으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9년 800대의 개인택시로 출범한 태화강 콜은 GPS 등 차량 내 시스템 설비 설치 비용 중 일부를 시로부터 지원받았고, 지난해에는 300대를 더 늘여 전체 1,100대가 울산 도심을 달리고 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