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떨어지지 않게 단단히 결합되면 좋지 않겠느냐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세상에는 같이 붙으면 안 되는 것도 많이 있다. 원래 서로 분리 되어 있어야 할 생체기관의 조직면이 잘못돼 비정상적으로 연결 융합된 것을 유착(癒着)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우리 몸 소화기관의 일부인 장(腸)의 막과 막은 분리되어 있어야 음식물이나 효소가 소통되어 제 기능을 발휘한다. 이처럼 ‘유착’은 의학용어에서 나온 말이다.
흔히 서로의 깊은 이해 관계 때문에 뗄레야 뗄 수 없게 된 나쁜 결합이 있다. 정경(政經)유착 이라면 정계와 경제계의 뗄레야 뗄 수 없는 깊은 관계를 말한다.

1,000억원대 교비(校費)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북 서남대 설립자와 대학 총장 등 공범 3명이 모두 석연찮게 보석으로 풀려나자 이른바 향판(鄕判)제도가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재판의 내실을 다지려고 2004년 도입된 향판제도는 판사가 어느 한 지역에서 퇴임때까지 근무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만 머물다보니 지역 인사들과 유착의혹이 끊임없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초 수도권 근무 선호 현상을 막으려고 ‘지역법관제’라는 명칭으로 ‘향판’이 제도화 됐다. 광주·대구·부산·대전고법 관할 4개 지역에서 시행 중이며 전체 판사 중 10분의 1가량이 지역법관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대법원은 향판이 지역 사정에 밝아 주민들의 고충을 재판에 잘 반영할 수 있고, 잦은 인사로 판사가 바뀌어 재판이 지연되는 부작용을 막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장점보다 문제점이 두드러지고 있다. 향판 지역에서는 재력있는 사람들이 주로 신청하는 보석 허가 비율이 다른 지역 법원보다 평균 10%포인트 높다는 통계도 있다. 향판 출신 변호사들이 맡은 형사 사건 2심재판은 1심때와 사정이 달라진게 없는데도 1심 형량을 깎아주는 비율이 일반 사건의 2.5배인 51%나 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옥중에서 언제나 팔굽혀펴기를 할 정도로 건강한 피고인을 건강상의 이유로 풀어준 서남대 사건은 사법부 전체를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향판제도 정착과정에 일부 법관이 토착세력과 유착 내지 스스로 토호화(土豪化)되고 있는 폐단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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