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모두 울면서 태어난다.”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에 나오는 대사다. 크게 기뻐하기 위해서는 크게 슬퍼해야 한다. 깊은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진정으로 웃을 수 없다. 눈물은 입이 말할 수 없는, 마음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을 표현하는 ‘단어’라고 한다.
눈물이 많았던 우리 조상들이 읊은 옛 한시(漢詩)에 보면 ‘누(淚)’는 뚝뚝 떨어지게 흘리는 눈물이요, 소리없이 주루룩 흘리는 눈물은 ‘체(涕)’라 했으며, 흐르다 갈라져 내리는 눈물은 ‘사(泗)’라 했다. 또 눈물이 방울져 흘렀을 때는 ‘환’이라 했고, 콧물과 함께 흘린 눈물은 ‘이(泥)’라 했으며,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은 ‘설(洩)’이라 했다. 눈에 가득 괴어 흐르지 않는 눈물은 따로 ‘누(氵目)’라 했으니 눈물을 이처럼 다양하게 표현한 문화권도 없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눈물에 색깔까지 넣은 사람도 있다. 김인후(金麟厚)는 유배지에서 눈물을 읊었는데 ‘석양에 붉게 물든 눈물 아까워서 못 떨어뜨리겠네”했으니 ‘붉은 눈물’이요 원한에 복받쳐 삼키는 눈물은 ‘피눈물’이 됐다. 감정이 결핍된 눈물을 하얀눈물이라 했다.
감정의 억제가 심했던 옛 어머니들은 눈물없이 못 살았다. 음식의 간(鹽度)을 볼 때 기억해 두었던 눈물 맛의 간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 생활의 지혜였다. ‘눈물 서 말 흘리지 않고 음식맛 제대로 못낸다’는 속담도 있었으니 더 할말이 없다.
소치 겨울올림픽에 나선 우리 선수들은 넘어졌고, 다시 넘어졌다. 그래도 일어났고, 다시 일어났다. 비록 잠시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렸지만 툭툭 털고 금세 미소를 되찾았다. 눈물은 감동이다. 4년 동안 올림픽 하나만 바라보고 피땀흘린 선수들의 노력이 눈물에 담겨있다. 올림픽은 순위로 메달 색을 가르지만 눈물 앞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눈물의 의미는 다양하다. 기뻐서 울기도 하고, 아쉬움에 벅차 울기도 한다. 경기를 마치면 인고의 시간을 보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가슴 속이 벅차오르거나 먹먹해진다. 메달은 색깔이 있지만 눈물은 투명하다. 소치 올림픽의 슬러건은 ‘뜨겁고 차갑게, 바로 당신의 것(Hot, Cool, Yours)’이다. 넘어지는 순간, 부진했던 순간 ‘뜨거운(Hot)’ 눈물을 흘렸지만 청춘들은 쿨(Cool) 했다. 소치를 적신 눈물의 맛은 그들에게 쓰거나 달았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