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사크’라면 발놀림이 요란스러운 코사크 댄스와 러시아 작가 고골리의 ‘타라스 부리바’가 연상된다. 구한말 서울 정동 러시아공사관을 지키고 있던 코사크 병사의 발춤은 담높이까지 뛰는 장관이었는데 한양에 가면 꼭 구경하고 가는 볼거리 였다. 두 아들을 거느리고 남 러시아의 돈강 언저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유롭게 살던 부리바는 폴란드 접경에서 일어난 전쟁소식을 듣는다. 민주적 자선단체인 코사크는 전쟁이 발발하면 8일 내에 무장 기병으로 참전해야 하게 되어있었다.
전선에서 부리바의 맏아들은 학창시절에 사귀었던 폴란드 아가씨와의 연정으로 고민 끝에 아군을 배신한다. 이에 화가난 부리바는 코사크 정신을 모독했다 하여 혈육을 자신의 손으로 죽인다. 둘째 아들도 적과 싸우다 포로로 잡혀가자 불굴의 부리바는 자식을 구하기 위해 바르샤바까지 잠입한다. 하지만 처참하게 처형당하는 것을 보고 복수에 나서국경지방 폴란드의 모든 촌락을 불지르고 살육해 초토화 시키는 것으로 승화시킨다. 부리바 역시 잡혀 ‘코사크는 두려움이 없다’고 외치며 화형을 당한다. 율 브리너 주연의 영화 ‘대장 부리바’의 주인공 ‘타라스 부리바’가 바로 코사크 용사다.
늑대 털로 만든 모자, 늑대 꼬리로 장식한 군복을 입은 이 부대는 전투 전에는 늑대 울음소리를 냈다. ‘늑대군’의 기원은 약 100년 전 제정러시아가 코사크 족(族)으로 구성된 기병대를 창설하면서 시작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남부에 거주하던 코사크 족은 몽골인들과 잦은 전투를 치르며 단련된 기마민족이었다. 코사크는 ‘방랑자’ 또는 ‘모험자’라는 뜻이다. 톨스토이도 그들의 자유정신과 임전무퇴의 용기를 찬양하면서 ‘러시아가 침을 잃은 왕벌’이라면 코사크는 ‘땡벌’이라고 했다.
‘울브스 헌드레드(Wolve’s Hundred·늑대 수백마리)’라고 불리는 정체 불명의 청장년 남성 수백명이 지난달 우크라이나 동부에 나타났다. 이들은 한 달여 간 친(親) 러시아 시위대를 도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 이 무장세력이 러시아의 준(準) 군사 조직인 코사크 민병대로 러시아가 정부군 대신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라진 늑대’를 부활시킨 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코사크 병사들의 우크라이나 동부 등장은 러시아의 치밀한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으로 그 결과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