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도둑으로 꼽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간장게장’이다.
한국 ‘밥도둑’의 대명사인 간장게장. 간장이 짭짤하게 스며든 게살이나 장이 담긴 등딱지에 밥을 쓱쓱 비벼 먹으면 자기도 모르는 새 밥 한공기가 뚝딱 사라져 버리니, 과연 밥도둑이라고 할 만도 하다.
울산에도 간장게장의 인기 바람이 불어와 게장 전문점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중 하나가 울산 남구 왕생로에 위치해 있는 ‘게장백반 전문점’(대표 김미경)이다. 메뉴도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두 가지 뿐이다.

◆서해 암꽃게로 만든 게장 선보여
간장게장은 달여서 식힌 양념간장을 손질한 꽃게에 부어서 담그는 향토 음식이다. 같은 게장이라도 지역별로 사용하는 게의 종류도, 양념간장도 조금씩 다르다.
김미경(41) 대표에 따르면 ‘게장백반 전문점’에서는 서해에서 잡아 급냉시켜 공수해온 암꽃게를 사용해서 담그고 있다.
김미경 대표와 남편인 강 현 씨는 10여년 간 식당을 운영해왔는데, 게장집을 시작한 것은 올해부터다. 충청남도 서산에 살고 있는 시어머니에게 비법을 전수받았다고.

‘장은 익힐수록 좋다’라고 하지만, 간장게장은 예외다. 시간이 지나면 게 살이 물러지고 흘러내리기 때문. 김 대표는 간장게장은 3일 된 것이 가장 맛있다고 말한다. 간이 적절하게 배여 가장 감칠맛 나는 시기란다. 여기서 내놓는 것도 담근지 3일 된 게장이다.
‘게장’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비릿한 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라, 비릿한 맛을 잡는데 집중한다고 한다. 비릿한 맛을 잡는데에는 재료의 ‘비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간이 밴 게살, 등딱지면 밥 한공기 뚝딱
“게장을 먹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역시 간장게장이지요”. 김 대표는 진간장, 표고버섯, 다시마, 대파, 월계수, 감초 그리고 쌀조청을 넣어 만든 간장게장을 내놓는다. 1인분에 한 마리.
듣기에는 적은 양이지만, 기자가 막상 먹어보니 게살이 실하고 양념장의 간도 적당해서 한 마리로도 밥 한 공기를 쉽게 비울 수 있었다.
간장게장은 아무래도 먹는 모습이 우아하지는 않다. 몸통과 다리부분을 손으로 든 채 살을 빨아먹고, 껍질 채 씹어먹기도 한다.

먹다보면 어느새 체면도 내려놓고 먹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비닐장갑을 끼고 게 몸통을 들어올려 살을 짜보니 탱글탱글한 속살이 꽉 차 있다.
달콤 짭짤한 게살과 양념간장을 김이 모락모락나는 하얀 쌀밥에 넣고 비벼먹으니 목구멍으로 술술 잘 넘어간다. 껍질도 딱딱하긴 하지만 충분히 씹어먹을 수 있어 다리살 부분도 알차게 먹을 수 있다.
등딱지에 밥을 비벼먹는 것은 정석이다. 노란 게 알이 담겨있는 등딱지에 밥 몇 수저와 잘게 썬 고추를 넣어 먹으면 비린맛도 잡아준다. 중독적으로 느껴지는 쌉쌀한 맛과 따끔하게 쏘는 고추가 더해져 다른 밥반찬이 필요없다.

◆간장게장 낯설다면 달콤 맵싸한 양념게장도
이곳에서는 양념게장도 함께 맛볼 수 있다. 양념게장은 양념 째 숙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과, 생강, 마늘, 고추장 등으로 만든 양념을 숙성시킨 후, 주문이 들어오면 게에 양념을 무쳐서 내놓는 방식이다.
양념의 맛이 강하다보니 날 것을 먹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찾는 편이다. 달콤하면서도 뒷맛이 매워 입안이 깔끔하다.
게장을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을까. 김 대표는 ‘김’에 싸먹을 것을 추천한다. 김과 게장의 조합은 왠지 비릴 것 같지만, 의외로 비리지 않다. 오히려 김의 맛이 더해지면서 풍미가 진해진다. 양념게장과 간장게장 둘 다 잘 어울린다. 게살의 담백함에 조금 질릴 때 쯤, 김과 함께 싸 먹어주면 새로운 맛으로 즐길 수 있다.
게장 주문시 함께 내어주는 어묵볶음, 꽁치, 된장찌개, 김치 등 밑반찬도 깔끔하다. 특히 된장찌개의 경우 게장을 먹은 후 입안에 남은 게 특유의 맛을 잡아준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의 052-256-74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