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는 소꿉친구를, 또 누군가는 중학교 친구를, 다른 누군가는 고등학교 친구를 ‘평생 친구’라고 말한다.
사전적인 의미로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을 의미하는 ‘친구’는 가족을 제외한 1차적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의 줄기이다. 고대 아테네 시인인 메난드로스는 “그 사람을 모르거든 그 벗을 보라”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주변에 있는 벗의 무게를 무겁게 여겼다.
사춘기를 겪으며 성장하는 10대 시절에 친구는 어쩌면 가족보다도 더 가깝고 애틋하며 정신적인 측면에 많은 영향을 준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하루에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되고, 고등학교에서는 거의 하루를 함께 보낸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긴밀한 관계가 되기 때문에 친구로부터 받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들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10대들은 친구문제로 고민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워하기까지 한다.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소외감이다. 학교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특성상 단체로 행동하는 일이 잦을 수밖에 없는데, 이곳에서 의견이 맞지 않아 친구와 틀어지게 되면 주변의 다른 친구들까지 도미노처럼 한 번에 잃을 위험이 있다. 그렇게 홀로 남겨지면 친구들 사이를 떠도는 헛소문과 험담의 정도가 심해지고, 결국 ‘왕따’에 이르기도 한다. 무리에서 떨어져 소속감을 상실하고 홀로 소외를 느끼는 것은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인 10대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또 친구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권유 받아 억지로 행하면서 좋지 않은 길로 빠져드는 문제도 일어날 수 있다. 자신은 원치 않지만 친구로부터 버림받거나 소외당할까봐 하게 된다. 작게는 흡연, 음주, 크게는 절도 등의 범죄행위에까지 손길을 뻗어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단계까지 다다르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은 단편적인 예이고, 친구는 우리들에게 훨씬 더 소중하고 가치로운 존재다. 성격과 관심사가 잘 맞는 친구를 만나면 오히려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고, 정서적인 안정을 얻는다. 서로 선생님이나 가족들에게 말하지 못할 고민을 털어놓으며 의지할 수도 있다. 함께 성장하는 시기인 만큼 여러 방면으로 공감대가 형성돼 보다 수월한 흐름으로 의견을 공유하게 된다.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에 뛰어들게 되더라도, 가장 순수했던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힘든 일상을 받쳐주는 지지대로 삼을 수 있다.
이처럼 무수히 많은 장점을 품고 있는 친구 관계는 개인의 사회화에 큰 역할을 하고,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성인들에게도 친구는 무시 못 할 여파를 주는데, 10대 청소년들에게는 당연히 그 파장이 더 거셀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요즘 10대들은 재미로 왕따 놀이를 하는 등 친구 관계의 깊이를 얕잡아보고 서로를 가볍게 대하며 쉽게 상처를 주는 것 같다. 여기에는 학업 때문에 부추겨지는 경쟁심리도 한 몫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
친구는 단순한 또래집단의 일원이 아니라, 가족만으로는 충족되지 못하는 상호작용의 빈 부분을 채워주며 과거의 경험과 감정, 그리고 기억을 공유해주는 동반자이다. ‘겉친구’라는 말이 나올 만큼 친구 관계의 의미가 약해지고 있는 요즘, 청소년을 비롯해 남녀노소 친구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관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