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이 많은 영남알프스의 계곡과 산골짜기에 자라는 누리장나무는 이름처럼 꽃이 피지 않아도 냄새로 알 수 있는 식물이다.
나무 전체에서 간장약 냄새와도 비슷한 누린내가 난다. 냄새로 자신을 보호하며 침입자들이 숲에 침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숲 가장자리 구성 식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늘 이렇게 냄새를 피운다면 자손을 생산하지 못 할 것이다. 그러나 꽃이 피면 백합과 비슷한 짙은 향기가 난다. 개화 전과는 비교 할 수 없는 향기다.
처음 꽃이 필 때는 수술 4개가 앞으로 쭉 뻗어 꽃가루를 나비나 곤충에 묻혀서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수꽃시기이다. 1~2일이 지나면 역할을 마친 수술은 둥글게 말려버린다. 다음은 아래로 쳐져 있던 암술이 앞쪽으로 뻗어 꽃가루를 받는 시기인 암꽃시기가 된다. 수분이 되면 흑진주와 같은 열매가 익는다.
열매가 눈에 잘 띄어 동물의 먹이가 되었다가 씨만 배설되어 번식을 하거나 아래로 떨어져 번식을 한다.
누리장나무가 수꽃시기와 암꽃시기를 달리 하는 것은 자가수분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건강하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유전자를 가진 자손을 생산하여 종족을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건강하고 번식능력이 있는 자손을 생산하는 능력은 생물의 진화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식물들은 자가수분을 방해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동성동본의 결혼을 반대해 왔고 8촌 이내의 친족은 결혼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유전적 다양성을 줄여 악성형질의 자손이 생길 확률을 낮추기 위한 방법이다. 이처럼 누리장나무는 자신의 생에 충실하기 위하여 끊임없는 노력을 하여 숲 가장자리에 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