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천 해인사 인근 비봉산 중턱에 원당암(願堂庵)이 있다. 신라 진성(眞聖)여왕이 죽은 연인을 위해 원당을 짓고 왕관을 버린 뒤 들어가 연인의 영혼과 더불어 살았다는 그 원당일 확률이 높다.
여왕은 자신의 유모 남편 위홍을 사랑했는데 그가 죽자 상심에 빠져 국정을 극도로 문란케 했으며 그것이 신라 패망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한편 죽은 연인의 혼백과 함께 살고자 왕관을 버렸으니 동서고금 여느 여왕의 러브스토리로 내세워도 손색이 없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여왕의 고사에 관련된 지명이나 인명이 어디인지, 누구인지 모르다가 조선 성종 때 해인사를 중창하다 비로전(毘盧殿)의 서까래 틈에서 나온 문서를 토대로 학자 조위(曺偉)가 밝혀내 진성여왕의 순애보가 드러나게 됐다. 역사관광 자원으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의 땅 4분의 1을 식민지로 거느렸던 영국 빅토리아 여왕 등극 60주년 잔치 때에는 세계 80여 국가에서 축하 사절을 보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충정공 민영환을 특명전권대사로 보내 여왕의 ‘수록무강(壽祿無彊)과 영향강녕(永享康寧)을 빈다’는 고종의 친서를 전달하고 하례했다.
‘180억파운드(약 32조원)의 여인’. 브랜드 전문 조사기관 ‘브랜드 파이낸스’가 2012년 즉위 60주년을 맞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가치를 이렇게 평가했다. 89세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한국시간 10일 오전 1시30분에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 기간인 2만3,226일 16시간 23분을 넘어서 1,000년간 이어온 영국 군주제에서 최장수 군주가 됐다. 햇수로는 63년이 넘는다. 새로운 기록을 세운 여왕과 이전 역대 영국 최장 통치 국왕이 모두 여성이다.
여왕 즉위 60주년 때 여왕의 브랜드를 평가했던 브랜드 파이낸스가 이번엔 기업으로 따진다면 영국 왕실이 지닌 가치가 567억 파운드(약 100조원)에 이른다고 했다. 군주제가 적절한지는 의문이지만 경제적으로 본다면 여왕과 여왕에 관한 모든 것은 영국 고급 브랜드에 경쟁력을 제공하고 있어 역시 ‘여왕의 나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