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하게 시작해 소리 없이 종영

마지막 시청률 8.2%…동시간 2위
시간여행 접목 실패…축소방송 굴욕
수출로 170억 수입 한류 ‘체면치레’

SBS 수목극 ‘사임당, 빛의일기’가 이영애와 송승헌의 이름값에도 지난 4일 시청률 8.2%를 기록한 채 쓸쓸히 종영했다. 연합뉴스

이영애가 여전히 아름답다는 사실은 똑똑히 확인했다. 송승헌이 사극에 어울리는 헌헌장부임도 느꼈다.

그러나 이 둘을 내세운 드라마는 허약했다. 최상품의 재료가 투입됐음에도 맛이 살아나지 않은 요리를 만났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SBS TV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가 지난 4일 시청률 8.2%로 종영했다. 동시간 2위의 성적.
같은 시간 방송한 KBS 2TV ‘추리의 여왕’의 시청률은 9.0%, MBC TV ‘자체발광 오피스’는 7.0%였다.

‘사임당’은 1회 15.5%, 2회 16.3%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역시 이영애의 힘’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3회에서 곧바로 시청률 그래프가 꺾이더니 결국 7회에서 9.7%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로 주저앉았다.

시청자는 드라마 ‘대장금’ 이후 13년만,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이후 12년 만에 돌아온 이영애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그러나 드라마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률은 순식간에 반토막이 났고, 7%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결국 사전제작을 통해 30부로 만들어진 드라마는 편집에 편집을 거쳐 28부로 2부가 축소되는 ‘굴욕’도 맛봐야 했다.

SBS는 드라마의 늘어진 부분, 흥미가 떨어지는 현대극 부분을 과감히 도려내고 사극 위주로 드라마를 재편집했다.

제작진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청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 이를 반영하고자 수정과 보완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신사임당을 판타지 드라마의 시간 여행자로 내세운 아이디어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5만원짜리 지폐의 주인공이자, 많은 재주와 미덕을 가진 조선 시대 여성은 이야기의 좋은 소재가 된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사극과 현대극을 잇는 다리 건설공사가 부실했다. 이쪽 세상과 저쪽 세상을 오가야 하는 이유가 부족했고, 오가는 과정도 위태로웠다. 

그 결과 최고의 한류스타를 내세우고, 200억이 훌쩍 넘는 제작비를 투입했음에도 드라마는 방송 내내 부실공사의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사전제작 작품이라 만드는 동안 시청자 등 외부인의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도 뼈아프다. 제작진은 이영애-송승헌이라는 좋은 재료와 넉넉한 제작환경에 취해 이야기를 추스르지 못했다.

결국 시청자는 사임당이 등장하는 사극에만 눈길을 주고, 이영애가 1인 2역을 맡아 미술사학자 서지윤을 연기하는 현대극에서는 채널을 돌렸다.

드라마는 마지막 28부에서 시간여행의 의미를 설명하느라 바빴다. 잘된 드라마는 설명이 필요 없는 법. 그런 점에서 ‘사임당’은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한류스타의 힘은 강했다. ‘사임당’은 수출로만 1,500만 달러(약 170억 원)를 벌어들이며 한류 콘텐츠의 저력을 과시했다. 총 제작비 225억원을 투입해 75%를 수출로 충당한 것이다. 물론 이영애-송승헌의 이름값이 컸다.

한편  드라마의 인기가 해외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사임당’의 주 촬영지인 강원도 평창과 강릉 일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한류 드라마의 영향력을 다시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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