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스스로 먹이 주며 유대감 형성
애교쟁이 고양이에 관광객 무장해제
동구 ‘고양이 의자’ 설치 관광명소화
학대 방지 현수막 부착 보호 나서

울산 동구의 대표관광지인 대왕암공원 인근 주민들이 야생고양이와 상생하는 방안을 찾으면서 대왕암공원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고양이들이 대왕교 아래 바위 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 왼쪽) 오른쪽은 대왕암공원에 설치된 고양이의자.

울산 동구 대표관광지인 대왕암공원에 야생고양이들이 하나 둘 씩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고양이 터전'이 마련됐다. 자칫하면 불청객 취급을 받을 수 있었던 고양이들은 주민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으면서 공원의 ‘마스코트'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오전 대왕암공원의 대왕교 위에 올라서자 바위 곳곳에 숨어있는 고양이가 보였다. 가끔씩 대왕교로 올라와 관광객들에게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도 있었다. 일부 관광객은 고양이들에게 간식을 챙겨줬고, 공원 내 설치된 ‘고양이 의자'에서 추억을 남기는 사람도 있었다. 

동구와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대왕암공원 안에 고양이는 풍부한 먹거리 등 때문에 공원이 형성되기 전 부터 무리지어 살고 있었다. 최근에는 개체수가 더 늘어났고, 관광객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나름의 ‘고양이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공원에 살고 있는 고양이가 정확히 몇마리인지는 알 수 없지만, 20여 마리 정도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곳 고양이들은 처음부터 환영받는 존재는 아니었다. 보통 주택가 등에 있는 야생고양이처럼 골칫고리로 치부되기도 했다. 특히 공원 내 형성된 해녀촌을 어지럽히면서 주민들에게 불청객같은 존재였다. 

이에 일부 주민들이 캣맘(유기묘 등 주인이 없는 고양이의 사료를 정기적으로 챙겨 주는 사람)을 자청하면서, 이들과 상생의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바위 사이사이에 고양이들을 위한 사료를 비치하고, 안내판을 설치했다. 

해녀들도 처음에는 고양이를 쫒아내기만 했지만, 나름의 ‘정'을 쌓아가며 이들과 유대를 형성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만난 한 해녀는 “가끔 말썽을 피우는 고양이들도 있지만, 그러려니 받아들인다”며 “남은 식재료를 주곤 하는데, 나름 나를 알아보는 고양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동구도 공원에 ‘길고양이 대상으로 동물학대를 하지맙시다' 등 현수막을 내걸고, 고양이 보호에 나섰다. 동구가 공원 내 설치한 ‘고양이 의자'도 관광객에게 상징적 장소가 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고양이 의자를 정확히 언제 설치했고, 왜 만들어졌는지는 오래돼 알 수 없지만, 최근 고양이를 보러 오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의자가 상징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야생고양이가 자칫하면 불청객이 될 수 있는데, 이들을 포용한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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