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없이 푸짐하게… 맛도 가격도 ‘일품’

소스 섞어 나오는 전통방식 ‘탕수육’
해산물 향 입안 가득 부드러운 ‘유산슬’
탱탱한 새우 식감과 칠리소스 ‘깐쇼새우’
코스요리에 식사까지 외식메뉴로 으뜸
“손님들 맛있고 풍성하게 먹는게 행복”

중식요리 코스 전문인 ‘비단길’의 대표 메뉴인 탕수육. 이 곳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탕수육, 유산슬, 깐풍기 그리고 짜장면까지 코스로 즐길수 있다. 김상우 기자 naksw201@iusm.co.kr

학창시절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중식 코스요리를 먹는 것이었다. 화면 속에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하나씩 하나씩 나올 때 마다 직접 먹는 것도 아닌데, 왜그렇게 기분이 좋았는지 모르겠다.

성인이 되고 보니 짜장면과 탕수육은 심심치 않게 즐기게 됐다. 어릴 적 연례행사처럼 먹어야만 했던 중식이 이제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요즘은 ‘탕수육 세트’가 중식을 넉넉히 즐기는 선택지 중 하나다. 하지만 여전히 요리를 여러 가지 먹는 것은 부담이다. 그런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식당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코스요리 이제 쉽게 먹자

범죄와의 전쟁을 보신 분들은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영화내용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정우가 중식당에서 중화요리를 먹는 장면이다. 이 장면이 나가고 한동안 중국집 매상이 올랐다는 ‘썰’이 나돌 정도였으니 그 영향력은 대단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영화 속 장면이다. 일반 서민들이 혼자 그렇게 시키지도 않고, 여럿이 모인다고 해도 여러 가지 요리를 시키는 것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사람들이나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삼산동 주민센터 뒤편에 위치한 ‘비단길’에서는 ‘코스요리’라는 일생에 몇 번이나 있을지도 모를 경험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요리부의 영원한 베스트셀러인 탕수육과 유산슬, 그리고 인원에 따라 변경되는 깐쇼새우, 깐풍기 코스를 소개한다.

탱탱한 새우와 칠리소스 향을 즐길 수 있는 깐쇼새우. 김상아 기자 lawyer405@iusm.co.kr

#중식의 베스트셀러 알고 먹자

중식요리 중 가장 친숙하고 많이 접하는 탕수육은 ‘달고 신맛이 나는 고기’라는 뜻으로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한입 크기로 썰어 간장, 후추 등으로 양념한 녹말가루를 입힌 다음 기름에 튀겨 그 위에 설탕과 식초를 넣어 걸쭉하게 만든 소스를 부어 먹는 음식이다.

그런데 유래를 살펴보면 우리의 부대찌개처럼 아픈 사연이 있다. 탕수육은 아편전쟁 직후 수세에 몰린 중국인들이 영국인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개발한 음식이라는 유래가 있다. 1842년 청나라가 영국과 강화조약을 체결해 홍콩은 150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 때 홍콩과 광저우 등지에 많은 영국인들이 이주해 왔는데, 음식문제로 불편을 겪던 중 중국 측에 항의를 하게 된다. 이에 중국인들은 육식을 좋아하는 영국인들의 입맛에 맞고 서투른 젓가락질로도 잘 집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하는데, 이것이 바로 탕수육이다.

유산슬은 한자로 쓰면 ‘溜三絲’이며 우리말로 읽으면 ‘유삼사’가 되는데, ‘산슬’(三絲)은 ‘세 종류의 채 썬 재료’를 의미하며, ‘유’자는 기름에 볶았다는 뜻이다. 여기서 세 가지 재료란 고기, 해산물, 채소인데 보통 돼지고기와 해삼, 새우, 죽순, 표고 등을 쓰지만 가게마다 소스의 농도나 재료에 차이가 있다.

영양가득한 스프의 느낌이 나는 유산슬. 김상우 기자 naksw201@iusm.co.kr

#넉넉하게 코스요리 즐기자

비단길에서는 2인부터 코스를 즐길 수 있다. 2인 코스는 인당 1만5,000원에 탕수육과 유산슬이 나오는데, 중식당에서 탕수육 2인 세트만 먹어도 2만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 걸 생각하면 소비자 입장에선 손해 보는 선택은 아니다. 또 요리 이후에 짜장면과 짬뽕 중 택1 할 수 있는 식사도 제공되는 만큼 가성비로는 으뜸인 외식메뉴가 아닐까 생각된다.

요리 두 개도 훌륭하지만 코스의 기분을 내려면 3명 이상이 가는 것을 추천한다. 3인 코스는 탕수육, 유산슬, 깐쇼새우와 함께 식사가 제공되는데, 세가지 요리를 일행과 함께 도란도란 먹으며 수다를 떠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4인 코스는 깐쇼새우 대신 깐풍기가 제공된다.
우선 이곳의 탕수육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전통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탕수육의 유래를 보면 알 수 있지만 탕수육의 전통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부먹’(소스를 부어서 먹는 방식)이다. 최근 ‘부먹’파와 ‘찍먹’(탕수육을 소스에 찍어서 먹는 방식)파로 나눠져 신경전을 벌이는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한 연예인이 이를 두고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부먹, 찍먹 고민 말고 하나라도 더 먹어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땐 하나하나 따지지 말고 열심히 먹는데 집중해야 한다.

전광석 대표가 웍으로 각종 채소를 볶아내고 있다. 김상우 기자 naksw201@iusm.co.kr

두 번째로 나오는 유산슬은 사실 다른 중식당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맛이다. 주재료인 해산물의 향이 부담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입안을 채우는데, 그동안 경험했던 중식당의 유산슬은 걸죽해진 소스에서 풍기는 향이 ‘나 유산슬이야!’라는 느낌이라면 이곳 비단길의 유산슬은 마치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영양이 가득한 스프를 먹는 느낌이다. 물론 채 썰어진 죽순과, 새우, 버섯, 해삼 등이 식감을 놓치지 않고 잡아준다. 중식을 맛있게 먹고도 느끼하지 않고 부담 없이 먹기를 원한다면 비단길의 유산슬을 추천한다.

깐쇼새우는 탱탱한 새우식감과 칠리소스의 향을 즐길 수 있다. ‘깐쇼’란 튀긴 주재료에 소스가 스며들 때까지 약한 불로 끓이는 조리법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전분가루를 풀지 않고 튀긴 새우를 칠리소스와 함께 불에 볶아 내는데, 한국에서는 짧은 시간에 소스를 걸쭉하게 만들기 위해 새우에 튀김옷을 입혀내는 조리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식전에 제공되는 자스민 차는 입안을 헹궈주고 다소 기름질 수 있는 중식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소개한 코스 이외에도 더 많은 코스메뉴가 있으며 단품으로도 식사가 가능하다.

저가의 중식 코스요리를 즐길 수 있는 ‘비단길’ 외관. 김상우 기자 naksw201@iusm.co.kr

#서민들을 위한 장사

35년의 경력을 지닌 전광석(53) 메인쉐프이자 대표는 어린 시절 먹고살기 어려워 중식의 세계에 입문했다. 왜 하필 중식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한식이나 일식에 비해 몸이 고되지만 보수가 좀 더 나았다고 한다. 그렇게 그의 중식인생이 시작됐다. 

서울에서 일을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전 대표는 요즘 명절 외에는 쉬는 날 없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 영업을 시작하고 초창기에는 휴일이 있었는데, 휴일에도 손님들이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2층에 위치한 집에서 계속해서 보게 되니 마음이 불편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휴무 없이 계속해서 영업을 하고 있다.

3인 코스를 시키면 탕수육, 유산슬, 깐쇼새우에 식사로 짜장면 또는 짬뽕을 선택할 수 있다. 김상우 기자 naksw201@iusm.co.kr

가게에 와서 음식을 먹고 양이 부족해서 다른 음식을 찾게 되는 일은 만들고 싶지 않다고 했다. 풍성하고 배부르게 먹게 하는 것이 전 대표의 즐거움이다. 그래서 서민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코스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본인이 직접 요리를 하고 있어 인건비가 많이 들지 않아 가능하다고 했다. 비단길에서 먹는 모든 음식은 전 대표의 손을 안거치는 것이 없다. 맛도 맛이거니와 그런 마음씀씀이 때문인지 영업을 하신 이래로 손님이 없어서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고 한다.

전 대표는 “오랜 시간 주방을 지켜야 하니 몸이 힘들지만 그것 외에는 중식인생을 걸어가는 것이 좋다”며 “손님이 주방에 직접 인사를 하고 가실 때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문 듣고 북적이는 것보다 지나가다 한번 생각나서 들러주는 가게로 기억되는 사람냄새 나는 가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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