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28일 울산 동구 염포부두에서 화재·폭발사고가 발생한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가 19일 예인작업을 앞두고 염포부두에 정박돼있다. 우성만 기자  
 

울산 동구 염포부두에서 폭발한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 호가 화재사고 1년이 다 되도록 아무런 조치 없이 그 자리에 방치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사고선박 측은 배에 남은 잔여 폐기물을 처리하고 파손된 선체를 수리하기 위해 경남 통영으로 예인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지만, 통영지역 환경단체와 수산업 종사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난항이 예상된다.

19일 마산해양수산청 통영수산사무소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사고선박 통영지역 대리점으로부터 ‘울산 염포부두에 정박된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를 통영 안정국가산단 내 성동조선소로 예인하겠다’는 내용의 신청서가 접수됐다.

성동조선소는 무역이 이뤄지지 않는 불개항장이기 때문에 사고선박을 예인을 하려면 미리 ‘불개항장 기항 허가’를 받아야한다. 불개항장 기항 허가는 ‘휴일을 제외한 5일 안’에 처리하도록 돼있다.

이에 통영수산사무소는 오는 21일까지 스톨트 그로이란드 호의 이송 건에 대한 처리를 끝낼 예정이다.

만약 행정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11개월 째 염포부두에 정박된 사고선박은 이달 안에 통영 성동조선소로 예인된다.

통영시는 통영시대로 지난 18일 통영수산사무소로부터 사고선박 예인과 관련한 의견 조회를 요청받고 내부 논의 중이다.

사고선박은 벌써 지난 4월, 통영 HSG성동조선으로 예인됐어야 했다.  울산에는 이 선박의 잔여 물질을 처리하고 수리할 공간인 데크가 없어 사고선박 측이 수소문한 결과, 통영에 데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일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사고선박과 화물이 미국에서 출항해 한국(울산)으로 들어온 만큼, 잔여 SM폐기물 역시 ‘폐기물 국가간 이동 및 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정폐기물로 봐야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환경부도 해당 폐기물 처리를 위한 법령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 유권해석에 들어가면서 출항은 무기한 연기됐었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SM폐기물을 허가대상인 지정폐기물이 아니라고 결론 내면서 사고선박의 예인에 속도가 붙었다.

그러나 사고선박의 예인 문제는 행정 절차가 아닌 통영지역 환경단체의 반발로 발이 묶인 상황이다. 사고선박이 잔여 물질 처리와 선체 수리를 위해 통영으로 넘어간다는 소식을 접한 통영지역 환경단체와 수산업 관계자들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량유출시 최소 반경 300m의 초기 대피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 유해물질 스티렌모노머(SM)가 사고선박에 잔류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사고선박에 SM이라는 위험물질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통영으로 옮기겠다는 건 관련 행정당국이 서로 책임을 미뤘기 때문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만약 선박이 통영으로 예인된다면 환경단체와 수산업 관계자들이 힘을 합쳐 반대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대로 울산에선 화재폭발 사고가 난지 1년이 다되도록 염포부두에 정박해있는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를 신속히 이송해 처리해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염포부두 인근 작업장 직원인 A(28)씨는 “사고선박을 1년째 염포부두에 방치하고 있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라도 선박을 빨리 예인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 유관기관 관계자는 “사고 선박이 울산대교 밑 염포부두에 선박이 장기간 정박돼있다 보니 최근엔 국민신문고 등에도 민원이 접수될 정도로 지역 여론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 듣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는 지난해 9월 28일 오전 10시 51분께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하면서 인근에 있던 다른 석유제품운반선까지 화염이 미쳤다. 두 선박과 부두의 선원 등 51명은 모두 구조됐으나, 선원과 하역자, 구조작업을 벌이던 소방관과 해경 등 1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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