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남구의 한 상가 여자 화장실. 한 칸에만 12개의 구멍이 뚫려있다. 불안을 느낀 이용자들이 휴지, 종이 등으로 급하게 수습한 흔적이 가득했다.

13일 오전 남구의 한 상가 여자 화장실. 한 칸에만 12개의 구멍이 뚫려있다. 불안을 느낀 이용자들이 휴지, 종이 등으로 급하게 수습한 흔적이 가득했다.



여전히 공용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들이 신체를 불법 촬영하는 '몰래카메라' 성범죄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느끼고 있으나 뚜렷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13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울산지역 내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발생은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신고접수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63건 △2018년 71건 △2019년 80건 △2020년 75건 △2021년 136건으로 특히 지난해에는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남구의 한 상가 여자 화장실에는 한 칸에만 12개의 구멍이 뚫려있었다. 이용자들은 구멍에 불안을 느꼈는지 휴지, 종이 등으로 막는 등 다급하게 수습한 흔적도 가득했다.

이날 만난 20대 여성 A씨는 "화장실에서 구멍을 발견하는 순간 마음이 불안해진다"며 "최근에는 나사식 몰래카메라도 있다는 말을 듣고 구멍 뿐만 아니라 나사만 봐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여성 B씨(21)는 "차라리 조금 멀리 돌아가도 꾹 참고 집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있다"며 "이렇게 시간이나 돈을 할애하면서까지 화장실을 편하게 이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시설 관리자라도 좀 더 책임지고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장실 내 모든 구멍이 불법촬영 흔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공용화장실이 주요 범행 장소로 이용된 만큼 여성들의 불법 촬영 성범죄에 대한 불안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찰이 주기적으로 불법 촬영 단속이나 적발을 하기에는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어려운 상황.

결국 개인적으로 몰래 카메라를 식별한 후 신고를 하거나, 몰래 카메라를 예방하기 위해 직접 휴지로 막는 등 차단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몰래 카메라 예방을 개인의 책임만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인력 부족 등으로 의심 신고가 들어올 경우 점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라며 "하지만 몰래카메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불법촬영 단속 장비 관련 예산 280만원이 올해 배정돼 5대를 구입했으며, 우선적으로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용객이 많은 피서지 화장실이나 샤워장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hyee0126@naver.com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