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장 재보선 때 국힘과 경쟁

야당 협치 차원 탕평책 설명 불구 

중앙 경험 없는 지방공무원 출신

일각선 납득 안가..."배신감" 언급도

 

김두겸 울산시장이 24일 시장집무실에서 김석겸 서울본부장(왼쪽)과 김재우 서울본부 대외협력과장에게 임용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의외다. 작년 울산 남구청장 재보궐 선거 때 더불어민주당 배지를 달고 출마해 국민의힘과 경쟁했던 김석겸 전 남구청장 권한대행 부구청장이 4년 만에 보수 깃발을 꽂은 민선 8기 울산시의 서울본부장에 등판했다.
울산시는 국회 다수당인 야당을 배려한 '협치' 차원의 탕평책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지만 정치권과 공직사회에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개방형직위인 서울본부장 자리는 정부 부처나 중앙 정치권과의 긴밀한 대외협력이 가능한지 따져 발탁하는 게 불문율인데, 김 전 권한대행은 선거과정에서 국민의힘과 대치한 상대 후보였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중앙 무대 경험이 전혀 없는 지방공무원 출신 인사일 뿐더러 정당인으로 활동한 기간도 2년이 채 안된다는 점에서 '협치'로 읽기 곤란하다는 게 공통된 정서다.

김두겸 시장은 24일 오전 시청 집무실에서 김 전 권한대행에게 민선 8기 첫 서울본부장(개방형직위 4급 상당) 임용장을 수여했다. 김 전 권한대행은 3급 부이사관이지만 구청장 권한대행까지 지냈고 명예퇴직과 동시에 2급으로 자동 상향조정됐는데, 그런 고위직 출신을 시청 과장급인 본부장에 재등용한 건 이례적이다.
또 서울본부 대외협력과장(개방형직위 5급)에는 김재우 전 미래통합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임용했다.
이들의 임기는 오는 2024년 8월까지 2년이며 최장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앞서 울산시는 민선 7기 체제에서 임용된 탁양삼 서울본부장 등이 사의하자 지난 7월 18일부터 이달 16일까지 공모를 거쳐 이들을 발탁했다.

그런데 당장 국민의힘에선 울산시당 일반 당원과 당직자들은 물론 중앙당 조차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날 온 종일 여론이 부글부글 끓었다.
논란이 된 건 김 신임 본부장의 최근 행보.
그는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울산에서 졸업한 토박이로 1984년 9급 행정직으로 공직에 발을 들인 뒤 지난 2020년 6월 남구청장 권한대행 부구청장으로 명예퇴직(2급)했고 남구청 기획감사실장, 울산시 산업진흥과장, 교통정책과장, 시 행정지원국장, 남구 부구청장을 두루 거쳤다. 민주당에서의 활동은 공직에서 퇴임한 2020년 12월부터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난 올해 6월까지 1년 반 남짓이다. 작년엔 민주당 소속 김진규 전 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공석이 된 남구청장 재보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공천까지 받았지만 서동욱 현 청장에게 크게 패했다.
선거에서 낙마한 직후인 작년 8월엔 울산시 산하 공공기관인 울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공모에 응모해 송철호 전임 시장으로부터 후보자로 내정받았다. 하지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채 '취업불승인'을 통보받아 10여일 만에 내정이 취소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당시 울산시는 정부 취업심사가 끝나기도 전에 성급하게 내정자 발표부터 해 절차적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비판에 직면하는 등 한바탕 곤혹을 치러야 했다.

이처럼 민선 7기 체제에서 민주당에 입당, 남구청장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에 이어 울산시 산하 공공기관장 수장 후보자로 내정까지 됐던 인사를 국민의힘 깃발을 꽂은 민선 8기 울산시의 서울본부장으로 발탁하는게 과연 야당에 대한 진정한 배려가 맞냐고 반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당색도 당색이지만 김 신임 서울본부장이 중앙 무대에서 활동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도 문제로 회자되는 모양새다.
앞서 울산시는 지난 2010년 1월 서울본부장을 외부 인재 수혈이 가능한 '개방형직위'로 전환했다. 자체 일반직 공무원을 서울로 전보 발령하는 식으론 중앙부처 주요 정책 협의, 지역 현안 관련 대외 협력, 국가예산 확보 지원 등 효율적인 업무 수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보니 타 시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조치였다. 실제 서울본부장을 개방형직위로 전환한 이후 모두 4명이 발탁(김 신임 본부장 제외)됐는데 첫해 임용한 강철수 본부장만 내부 공무원 출신이었고 그 외 박성호, 김종호, 탁양삼 본부장 모두 중앙 정치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당직자나 보좌관 등 외부 인재였다.

울산시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국회의원이 이달 중순 김두겸 시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당적을 떠나 울산시 정책에 적극 협조할테니 국회 다수당인 야당을 배려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어 협치 차원에서 김석겸 신임 본부장을 발탁하게 됐다"며 "김광식 노동특보나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도 송철호 전임 시장이 임용한 인사지만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따져 등용하지 않았냐. 같은 연장선상에서 이해해달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전임 송 시장 임기 말에 임용된 산하 공공기관장을 향해 '정치적 가치관과 정책철학이 다르다'며 에둘러 사퇴를 압박한 그간의 행보를 생각하면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서울본부장을 개방형직위로 전환한 취지와도 안맞다"고 토로했다.
논란의 당사자가 된 김석겸 신임 서울본부장은 "울산시를 위해 일 할 기회를 잡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 진영이 아닌 울산을 위한 애향심을 우선적으로 봐달라"며 "과거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울산의 주요 현안 사업과 국비를 잘 챙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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