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무거동의 한 주상복합 2층 상가에 위치한 한 실내동물원. 협소한 공간에 알파타, 사슴, 염소 등 크고 작은 동물들이 사람들과 섞여 있다.
울산 남구 무거동의 한 주상복합 2층 상가에 위치한 한 실내동물원. 협소한 공간에 알파타, 사슴, 염소 등 크고 작은 동물들이 사람들과 섞여 있다.
검게 때가 낀 전기 콘센트를 앵무새와 함께 나무에 올려두거나 사람들과 뒤섞인 동물들이 장판에 배설물을 하는 등 안전·위생이 모두 엉망이다.
검게 때가 낀 전기 콘센트를 앵무새와 함께 나무에 올려두거나 사람들과 뒤섞인 동물들이 장판에 배설물을 하는 등 안전·위생이 모두 엉망이다.
 
중구에 위치한 야생동물전시시설에서는 먹이쿠폰을 판매하고 있어 대부분 관람객 손에는 밀웜과 당근이 담긴 종이컵을 들려 있었으나 업주나 종업원이 함께 하지 않았다.
중구에 위치한 야생동물전시시설에서는 먹이쿠폰을 판매하고 있어 대부분 관람객 손에는 밀웜과 당근이 담긴 종이컵을 들려 있었으나 업주나 종업원이 함께 하지 않았다.
라쿤, 마블 폭스 등 동물들은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유리창에 뚫린 작은 구멍에 입이나 손을 내밀고 달려들었다.
라쿤, 마블 폭스 등 동물들은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유리창에 뚫린 작은 구멍에 입이나 손을 내밀고 달려들었다.
 

 

최근 '라쿤 카페' '알파카 카페' 등의 실내동물원, 야생동물 전시 체험 시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올해 12월 중순부터 동물원·수족관 외 시설에서 살아있는 야생동물의 전시행위가 금지되면서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야생동물을 활용한 울산지역 시설들의 실태와 법 개정 후 야생동물 관리 문제 등을 짚어보았다.

# 동물원 운영, 등록제→허가제 ‘전환’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동물원 운영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이 오는 12월14일부터 발효된다.

동물의 생태적 습성을 고려한 시설과 동물복지 사항들을 준수해야 동물원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로 적절한 사육환경을 갖추진 못한 동물원은 운영이 어렵게 된다.

또 동물보호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가축 또는 반려동물을 제외한 라쿤, 미어캣, 알파카 등 야생동물을 전시하는 행위는 물론 무분별한 먹이주기, 만지기 등 부적절한 체험행위가 금지돼 야생동물 체험 카페 등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광역단체장에 신고할 경우 2027년 12월13일까지 기존 야생동물 카페 등이 보유한 동물에 한해 전시금지를 유예할 수 있다.

법률 발효를 앞두고 기자가 찾은 지역 야생동물 카페뿐만 아니라 동물원으로 등록된 실내동물원의 안전·위생이 모두 엉망이었다. 전시금지를 유예한 곳도 울산에서는 없다.

특히 야생동물을 전시하려면 동물 생태적 습성을 충족해야 하는데 상가 건물에서 운영되고 있어 열악한 동물복지와 부적절한 사육이 그대로 드러났다.

 

# 소독 없이 동물 체험 등 위생 문제 심각

울산 남구 무거동의 한 주상복합 2층 상가에 위치한 'S실내동물원'은 자유롭게 생활하는 동물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한 이색카페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동물원은 66㎡ 남짓한 크기의 공간에 울타리 없이 알파카, 사슴, 염소, 양, 돼지, 미어캣, 고양이, 강아지 등 크고 작은 여러 개체가 관람객들과 함께 뒤섞여 있었다. 미취학 아동들로 보이는 아이들도 자유롭게 여러 종의 동물을 만지는 듯 보였는데 동물을 만지기 전·후로 손을 씻거나 소독하라는 안내는 없었다.

한쪽에서는 사슴이 배변활동을 하자 직원이 발견해 닦기 전까지 다른 동물들이 밟고 지나다니고 그 동물을 관람객이 만지는 모습도 목격됐다. 자연환기가 안되는 실내공간인 탓인지 동물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초를 여럿 켜둔 것을 볼 수 있었다.

위생뿐만 아니라 안전문제도 심각했다. 앵무새를 올려둔 나뭇가지에는 때가 검게 낀 전선과 콘센트를 테이프를 붙여 고정해뒀다. 동물들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울산 중구에 위치한 또 다른 'B동물전시시설'은 한 층에서는 동물 먹이주기 체험을, 다른 층에서는 키즈카페로 운영 중이다.

이 곳은 동물을 종마다 분리해 뒀고 무분별한 만지기 체험은 없었지만 입장권과 함께 먹이 쿠폰을 판매하고 있었다.

대부분 관람객 손에는 밀웜과 당근이 담긴 종이컵을 들려 있었고 라쿤, 마블 폭스 등 동물들은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유리창에 뚫린 작은 구멍에 입이나 손을 내밀고 달려들었다.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허겁지겁 달려들었고 개체들 중 강한 동물이 먹이를 독식했다.

밀웜을 줄 때는 핀셋으로 집어 구멍에 넣어줘야 했는데 핀셋까지 잡아당겨 혹여나 아이들이 먹이를 줄 때 핀셋까지 뺏어갈 위험도 있었다.

그러나 먹이 주기 체험 진행시 업주나 종업원이 함께 하지 않았다. 또 먹이 주기에 별도의 인원수 제한은 없어 보였다. 새로 오는 관람객마다 먹이 쿠폰을 구매해 동물들은 계속해서 먹이를 받아먹고 있었다.

 

# 관련 법령 없어 정확한 파악 어려워

지난 2021~22년 이뤄진 환경부 조사에서 파악된 울산지역 내 야생동물카페는 모두 8곳. 하지만 이후 폐업하거나 새로 개업한 시설은 파악할 길이 없다. 현행법상 야생동물 카페는 관련 법령이 없어 일반음식점이나 휴게음식점으로 신고해 운영이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각 구·군에 공문을 보내 야생동물 전시시설, 카페 등 영업시설의 인허가 자료를 요청했다"며 "야생동물카페 8개소에는 개정된 법안을 안내했으며, 지금까지 우리 시에 (유예를 위해)신고된 시설은 없다"고 밝혔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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