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비만 내리면 '물 폭탄'으로 돌변하는 울산 회야댐이 정부의 '기후대응댐' 건설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그동안 수문이 없어 홍수조절 기능이 없었지만 기후대응댐은 '100년 빈도 홍수'에도 끄덕 없게 설계되는 만큼, 회야댐 하류지역 주민들은 8년 전 태풍 '차바' 때 울주군 반천현대아파트 주민들이 대암댐 월류로 입얶던 악몽 같았던 수해는 겪지 않아도 된다. 더욱이 댐 리모델링 과정에서 저수량이 지금보다 30%나 확대되기 때문에 울산은 '갈수기 운문댐 물 확보'라는 희망고문에 덜 매달리더라도 자력으로 어느정도는 맑은물 확보가 가능해진다.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태선(더불어민주·울산 동구) 의원에 따르면 환경부는 전날 울산시 등 일선 지방자치단체에 기후대응댐 건설 최종 후보지 10곳을 포함한 '유역별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안'을 보냈다.
기후대응댐 신설 최종 건설지는 △울산 울주군 화야강 △경기 연천군 아미천 △강원 삼척시 산기천 △경북 청도군 운문천 △김천시 감천 △예천군 용두천 △거제시 고현천 △경남 의령군 가례천 △전남 순천시 옥천 △강진군 병영천이다.
앞서 환경부는 기후변화로 빈번해질 홍수·가뭄에 대응하는 동시에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으로 늘어날 물 수요에 맞추기 위해 지난 7월 말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하는 등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 중 △강원 양구군(수입천댐) △충남 청양군(지천댐) △충북 단양군(단양천댐) △전남 화순군(동복천댐) 등 4곳은 '최종' 건설지역 명단에서 제외됐다. 해당 지역 주민들이 환경 파괴와 댐 건설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며 댐 건설에 결사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저수량이나 건설 목적을 고려할 때 이번에 제외된 4곳이 '주요 댐'에 속해 환경부의 기후위기댐 사업 취지가 반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 환경부는 전면 백지화하지는 않고 '후보지(안)'으로 남겨 주민 설득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가 기후대응댐 후보지로 회야강을 꼽은 건 집중호우 때마다 고질병처럼 도지는 울산의 홍수 피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게 첫번째 이유고, 국보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맞물려 있는 사연댐 수문설치시 가뜩이나 모자란 울산의 맑은물 부족현상이 더 심각해질 게 뻔하지만 속 시원한 대안이 없다는 게 두번째 이유다.
준공(1986년)된 지 40년이 다 되어가는 회야댐은 유역면적이 넓은 반면 저수면적이 작아 큰 비가 내리면 월류를 피할 수 없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5~6회정도 월류가 되풀이 된다. 울산의 거의 모든 댐은 회야댐처럼 수문이 없어 홍수조절이 안된다.
실제 시간당 125㎜의 집중폭우가 울산전역을 훑고 지나간 2016년 태풍 '차바'(총강수량 319㎜) 당시 2,7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나왔고, 740여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회야댐 하류 하천수위가 올라가면서 가을 수확을 앞둔 논밭이 물에 완전히 잠기고, 도로 곳곳이 침수되면서 청량·온산·온양·서생 등 하류마을 주민의 수해피해가 컸다.

이에 환경부는 회야댐을 리모델링해 수문을 설치하는 동시에 저수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야댐은 울산의 용수댐 중 가장 많은 1일 20만t의 식수를 공급하는 대표 식수원이다. 울산 식수의 55%를 도맡고 있는 셈이다. 현재 회야댐은 높이 36.50m, 길이 424m로 댐에 가득 찬 물이 만수위(31.8m)를 넘으면 여수로를 통해 자연 방류되는 구조다. 유효 저수량은 1,353만9,000㎥. 울산의 대표 식수원지만 물그릇이 작다보니 큰 물이 질 땐 자연월류로 아까운 물을 흘려보내야 해 갈수기엔 울산권 맑은 물보다 수질이 떨어지는 낙동강 원수를 돈 주고 사먹어야 한다. 그런데 기후위기댐으로 최종 확정돼 회야댐을 리모델링하면 수문설치와 동시에 물그릇이 커져 약 680만㎥의 저수량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용량 대비 30%정도 증가한 수치다.
특히 자연재난에 대비한 치수대책도 더 촘촘해져 회야댐 하류 시가지는 '100년 빈도의 홍수 방어'가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회야댐 홍수량(저수량)은 2007년 하천기본계획상 1,940㎥/s지만, 현재 수립 중인 기본계획에는 2,230㎥/s로 지금보다 14.9% 증가하게 된다. 댐 안전성이 강화되는 건 물론이다. 환경부는 지난 2008년 회야댐을 국내 최우선 순위로 안전성 확보가 필요한 댐으로 지목하고도 울산시의 개선 공사 요구는 반영하지 않았는데, 기후위기로 극단적 홍수가 잦아지자 부랴부랴 회야댐을 소환해 투자에 나섰다.
회야댐 수문 설치에는 1,0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국·시비 매칭 비율은 기본계획 수립 용역 후 결정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회야댐 타당성 조사 및 기본(변경)계획 용역'에 회야댐의 홍수조절능력이 최대화될 수 있도록 수문설치 방안을 수립해 환경부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회야댐이 기후대응댐으로 최종 선정된 만큼 홍수예방과 댐 안정성 확보, 사연댐 수위 조절과 신규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생활·공업용수 부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