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학교 운동부 해체 추세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자연적 원인 이외에 지역의 열악한 훈련 인프라와 지도자 처우 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학교 운동부 지도자를 구하지 못해 운동부가 해체되거나 떠돌이 훈련을 받는 현실이 운동부 감소를 가속화 시킨다는 것이다. 지역 체육계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을 호소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문수실내수영한 한편에 마련된 다이빙 훈련 장소.
문수실내수영한 한편에 마련된 다이빙 훈련 장소.
문수실내수영장의 창고를 개조해 만든 다이빙 훈련 장소.
문수실내수영장의 창고를 개조해 만든 다이빙 훈련 장소.
김천 다이빙 지상훈련장에서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김천시시설관리공단 제공).
김천 다이빙 지상훈련장에서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김천시시설관리공단 제공).

#전국에서 울산만 없는 훈련시설

우수 선수 육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훈련시설 등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비인기 종목일수록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 다이빙 종목의 경우 수십 년째 '지상훈련장' 건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예산, 부지확보 등의 문제로 답보상태다. 선수들은 문수실내수영장 한편에 마련된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다.

지상훈련장은 트램플린, 스프링보드 점프매트 등을 갖춘 시설로, 다이빙 동작 기초부터 단계별로 훈련할 수 있다. 특히 학생 선수들의 경우 수중에서 다이빙 동작을 배울 때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지상훈련장에서 연습을 거친 뒤 수중 훈련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산의 한 중학교 다이빙부 지도자 A씨는 "다이빙도 체조처럼 기술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가는데 다른 시도들은 지상훈련장을 모두 갖추고 있지만 울산만 없는 상황이다. 20년째 지상훈련장의 중요성을 얘기해도 건설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탓에 울산의 다이빙부 학생들은 방학 때마다 제주나 김천 등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수밖에 없다. 비인기종목이고 소수가 쓰기 때문이란 걸 알지만 아쉬울 따름이다. 울산 선수들은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울산의 취약한 운동 환경에 대해 토로했다.

울산 출신으로 한국 다이빙 종목의 대표 선수인 김수지(울산시청) 선수 역시 다이빙 선수 육성을 위해서는 지상훈련장 건설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울산에 지상훈련장이 없어서 매번 타지로 합숙을 가야 한다. 특히 학생 선수의 경우 대회가 방학 때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 학기 중에 전지훈련을 간다. 근데 출석 인정도 되지 않으니 선생님들끼리도 눈치를 보는 것 같고 학교에 보고를 하는 것도 까다롭다. 지금 문수실내수영장에 있는 시설은 누가 봐도 미흡하다. 훈련장이 갖춰져야 체계적인 운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지상훈련장을 갖춘 전국 시도는 제주·김천·서울·경기·진천·인천 등 9곳에 달한다. 울산 다이빙부 학생선수들이 전지훈련 장소로 주로 찾는 김천다이빙지상훈련장은 지난 2010년 23억원을 들여 지상 2층, 1,159㎡ 규모로 건설됐다.

울산시의회에서도 상황을 인지하고 지상훈련장의 필요성을 수차례 지적하고 있다. 김종훈 시의원은 "다이빙 선수들을 위한 지상훈련장의 필요성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훈련장을 건설하는데 20~30억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두겸 시장께서 다양한 생활체육시설을 확충하고 있는 시점에서 같이 확충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년에는 어떻게든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울산지도자협회 관계자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훈련 인프라 확보는 필수다. 현재도 양궁부를 운영하고 있는 한 학교는 교내에 훈련시설이 없어서 다른 학교에서 훈련하고 있는 실정이고, 소프트 테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도 훈련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부 지도자 "울산은 안 가요"

울산스포츠과학중고등학교(이하 스포츠중고) 수영부 지도자 자리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어 수년째 사실상 공석으로 확인되며 타 시도와 비교했을 때 열악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울산 운동부 지도자 처우에 대한 이야기도 도마 위에 오른다.

현재 스포츠중고 중·고등 수영부 지도자 자리는 각각 공석으로, 타 학교 수영부 B지도자가 겸임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츠중고는 중등부의 경우 올해 초 지도자를 채용했지만 육아휴직 상태고, 고등부 지도자 역시 지난 4월 사직해서 현재까지 공석이다. 수년 전부터 수시로 지도자가 그만두거나 바뀌는 등이 반복됐다.

B씨는 스포츠중고 중·고등 수영부를 포함해 총 3개 수영부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교육청, 수영연맹, 학교 등의 연락을 받고 겸임하고 있다. 우리가 스포츠중고로 진학시킨 아이들이고 방치하면 안 되니까 지도 중이다. 아이들이 한 4개월 쉰 게 나타나다 보니 스스로 포기하는 아이들도 생겼다. 수영부 지도자 자리가 2~3년째 공석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토로했다.

스포츠중고 관계자는 "그동안 지원자가 없었는데 곧 새로운 사람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옥현중학교도 비슷한 상황이다. 롤러부 지도자가 몇 달째 공석으로 있어서 인근 고등학교 롤러부 지도자가 대체 지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울산 운동부 지도자의 처우가 타 시도와 비교했을 때 열악해 지원하는 사람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지역 체육계 한 관계자는 "타 시도 경력이 수십 년이 있어도 울산에 오면 인정받을 수 없다. 훌륭한 지도자를 모셔 오는 게 불가능한 셈이다. 또 공무직 전환이 애매하다. 안정적인 것은 좋은데, 메달 획득에 따른 포상금 등 인센티브 제도도 다 없어졌다. 이렇다 보니 능력 있으신 분들은 하소연을 많이 한다. 겸직도 힘들어져서 급여 부분도 많이 약하다"고 설명했다.

경북교육청을 비롯한 타 시도교육청이 전국체전, 소년체전 등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지도자에 대해 경기력 향상 지원금 등을 지급하고 있는 사례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울산시 교육청 관계자는 "운동부 지도자의 지원을 최대한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울산은 지난 2019년 운동부 지도자 자리가 교육공무직으로 전환됐다. 평균적인 급여를 봤을 때 큰 차이가 없다. 타 지역 근무 경력 인정 등의 문제는 노조 협상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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