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대응으로 '전세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 완전 근절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무자본 갭 투자와 프로젝트 팀까지 꾸려 내 집 마련이 절박한 서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어제 수도권 지역에서 사기와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부동산컨설팅업체 대표 30대 A씨를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공인중개사 1명과 명의 모집책, 명의 대여자 등 4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자본 갭 투자 방식으로 빌라 50여 채를 사들인 뒤 전세보증금을 부풀려 차액을 챙기는 '업계약서' 수법으로 53명으로부터 115억원의 보증금을 가로챘다고 한다. 이들은 시세 대비 20%가량 높은 가격으로 전세 세입자를 구한 뒤 차액을 리베이트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인중개사를 가담시켜 내 집 마련이 절박한 서민 등 53명의 전세 세입자들에게 실거래인양 눈속임을 하며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특히 전세세입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허그(HUG)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권유했다고 한다. 전세보증보험 가입 심사에서 감정평가 가격을 최우선으로 인정한다는 허점을 노린 것이다. 뿐만아니라 브로커를 통해 감정 평가액을 부풀리는 '업감정' 수법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일당의 치밀한 범죄에 전세 세입자들은 눈치채지 못했고, 전세가 만기됐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이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고소한 뒤에서야 전세사기 피해임을 알아차렸다고 한다. 

  그동안 전세사기 범행은 특정인이 깡통주택을 수백채에서 수천채를 보유하는 수법이었지만, 이번에 적발된 전세사기는 여기서 진화해 별도의 매수인 모집책까지 가담했다고 한다. 범행을 기획한 부동산컨설팅 조직이 다수의 매수인 모집책들과 연계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지난 2023년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잇따른 사망 이후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돼 지난해 11월부터 발효됐다. 이 법에 따라 주거안정 등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 규모가 지난달 19일 기준 2만7,000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지금과 같이 전세사기가 계속된다면 피해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 또한 증가할 것이다. 

  사회악이라 할 수 있는 전세사기를 멈추게 하는 방법은 사법당국의 신속한 수사와 엄벌뿐이다. 경찰은 브로커와 임대인, 일부 공인중개사 등이 연루된 전세사기 수사에 더욱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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