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은 울산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의 숙원 중 하나다. 하지만 오랜 시간 아프면 서울로 가는 패러다임이 자리 잡으면서, 계속된 진료비의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과의 의료인프라 격차가 더 벌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울산시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수도권에만 2대를 보유하고 있는 '양성자 치료기' 도입을 추진해 '암 정복'에 나섰다. 이 노력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용률이 담보돼야 하는데, 최근 개설이 확정된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가 울산 외곽지역을 비롯해 인접 도시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지방 의료체계 구축 선순환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울산시에 따르면 양성자치료센터 건립을 위한 1,000억원대 국비 확보를 위해 하반기에 재차 중앙부처와의 협의에 나선다.
'꿈의 암 치료'라고 불리는 양성자 치료는 수소 원자의 핵인 양성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암세포를 파괴하는 고난도 암 치료 기술이다. 인체 암 조직에만 정확하게 고용량의 방사선을 전달하는 만큼 다른 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몸에 부담도 적고 치료 부작용도 최소화해 2차 암 발생 위험도 획기적으로 낮다. 시는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을 완료했으며, 2대의 치료기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양성자치료센터 건립은 단순히 지역에 고차원의 암 치료 기술을 확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한다는 의미가 있다. 수도권에만 있는 기술을 울산에 확보함으로써 부·울·경 지역 환자들이 상경하지 않고도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다.
전국 각지에서 수도권으로 상경 진료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KTX고속철도 개설로 하루 생활권이 됐기 때문이다. 울산 역시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이 암 진료에서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2021년 기준 울산의 타지역 유출 진료비는 3,478억원인데, 대부분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유출된 암 진료 비용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프면 서울'이라는 편견이 자리잡고 있기도 하지만, 서울주 등 울산 외곽지나 인근 양산·부산에서는 울산대병원에 가는 시간과 서울로 진료를 보러 가는 시간이 적게는 1~2시간 정도밖에 시간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역철도가 개설되고 울산 도시철도와 연결까지 되면서 울산 외곽지를 비롯해 인접 도시의 환자들과 지역 의료인프라의 거리가 대폭 좁혀지게 된 것이다.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양성자치료센터 건립을 위한 국비 확보도 더욱 용이해졌다. 중앙정부가 '비수도권 의료인프라 확충',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이라는 정책적 명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엔 '경제성'도 뒷받침돼야 해서다.
광역철도의 지원사격을 받아 양성자 치료센터가 건립되면 울산은 수술, 항암, 방사선 등 암 치료 3개 축을 완벽히 갖추게 된다.
이와 함께 지난 2023년 개소한 카티세포치료센터(CAR-T Cell therapy Center)로 인해 환자의 50%가량이 부산, 경남, 경북 등 타지에서 찾고 있어 수도권 의료 인프라 벽을 허무는데 속도가 붙는다. 또 광역철도 노선에 인접해 위치한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도 내년 7월 운영을 앞두고 있다. 이는 지역 의료인프라 확장의 선순환으로 이어져 울산대 의대 울산 환원을 통한 지역인재 양성과 정착, UNIST 과기의전원 설립 등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