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도심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 도심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Na-tech 복합재난'은 산업도시 울산으로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초대형 산업 인프라가 있는 울산에서는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난이 산업재난으로 번지며 도시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복합재난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울산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 윤영배 박사는 24일 낸 도시환경 브리프에서 울산의 복합재난 리스크와 전세계 사례를 설명하고 해결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했다.

기후위기의 심화는 울산의 산업시설과 도시 전체에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폭염·폭우·태풍 등 자연재난의 강도는 해마다 커지고 있고, 산업시설의 규모와 밀집도는 꾸준히 확대돼 왔다. 이미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를 보유한 울산에서는 각종 대형 인프라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만약 자연·산업재난이 충돌할 경우, 단순 피해를 넘어 화학물질 유출·전력망 붕괴·생산시설 올스톱·항만 기능 마비로 이어지며 연쇄적 재난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울산은 이미 2016년 태풍 차바 내습 당시 Na-tech 복합재난을 직접 경험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2개 생산라인이 침수돼 가동이 중단됐고, 출고차량 보관구역 침수로 약 3,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해안 공업지대 침수로 작업이 중단됐고, 경주·울산 KTX 선로가 정전으로 일시 운행 중단되는 등 도시 전반의 기반시설도 큰 피해를 입었다.

최근의 자연·사회재난이 결합한 전세계의 복합재난 사례들은 피해규모가 급격히 확대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0년 중국 쓰촨성에서는 기록적인 폭우로 하천이 범람해 산업단지가 침수되고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지역 경제 전반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2021년 미국·캐나다에서는 최고기온 54℃의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해 변전소 화재와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 산업단지 생산활동이 중단되는 피해가 났다.

이런 사례들은 일반적으로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의 방재계획이 분리돼 있고, 산업단지와 도시의 관리계획이 이원화돼 통합대응의 한계가 있으며, 그 결과 피해가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을 시사한다.

더욱이 울산에는 새로운 위험물 저장탱크나 해상풍력 등 자연재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대형 인프라가 속속 들어서거나 추진되고 있다.

S-OIL 샤힌프로젝트는 고온·고압 석유화학 설비의 대규모 증설로 인해 사고 발생 시 파급력과 위험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울산 북항 KET(코리아에너지터미널)는 LNG 저장탱크(64만5,000㎥) 확충 계획이 진행 중으로, 대규모 저장물량 집중에 따른 화재·폭발 위험 증가가 예상된다.

2030년까지 6GW급 상업단지 조성을 목표로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해상 구조물 설치·해저케이블 포설·송전망 연결 과정에서 태풍·고파랑 등 해양재해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재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윤 박사는 "기후위기 심화와 더불어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가 추진됨에 따라 울산은 자연과 기술재난이 결합된 Na-tech 복합재난의 잠재적 시험장이 되고 있다"라며 "기존의 단일 재난관리 체계를 넘어 산업도시 특성을 반영한 통합적 대응 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와 시민 안전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관리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통합 재난관리 체계 및 거버넌스 구축도 중요하다. 울산시 주도로 전담 협의체를 구성해 지자체, 산업단지 입주기업, 항만공사, 한국전력·가스공사 등 기반시설 기관이 참여하는 협력적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라며 "평소에는 위험평가와 정보공유를 통해 잠재위험을 상시 관리하고, 재난 시에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준형 기자 jun@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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