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전체적으로 패배했지만 서울과 대구·경북·경남을 지켜내며 최소한의 방어선은 구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경기·인천·부산·울산·강원·충남·충북·대전·세종·광주·전남·제주 등 12곳에서 승리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이 12곳, 민주당이 5곳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방권력 지형이 사실상 뒤집힌 셈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국정 안정론을 앞세워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입법·행정 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확보하며 전국 단위 권력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다만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민주당에 뼈아픈 대목으로 남았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개표 막판 역전에 성공하며 0.6%p 차이로 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꺾고 서울시장 5선 고지에 올랐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숫자에서는 압승했지만 정치적 상징성이 가장 큰 서울을 가져오지 못하면서 ‘미완의 승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영남권에서는 민주당이 부산과 울산을 가져오며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부산에서는 전재수 후보가 당선됐고, 울산에서는 김상욱 후보가 승리하며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부울경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경기는 추미애 후보가 당선되면서 여성 첫 광역단체장 자리에 올랐고, 인천은 박찬대 후보가 승리했다.
대구는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박빙 승부 끝에 수성했고, 경남은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가 민주당 김경수 후보를 눌렀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여야 희비가 엇갈렸다. 전체 14곳 가운데 민주당이 9곳, 국민의힘이 4곳, 무소속이 1곳을 차지했다.
울산 남구갑 재보선에서는 국민의힘 김태규 후보가 개표 중반까지 민주당 전태진 후보에게 뒤지다 역전에 성공하며 당선됐다.
경기 평택을에서는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승리했고, 부산 북갑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당선되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반면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는 평택을에서 낙선했다.
이 가운데 한동훈 당선인의 원내 복귀는 향후 보수 진영 재편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지만 당에서 제명된 상태인 한 당선인이 이번 승리를 발판으로 중앙 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보수 진영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오 시장과 한 전 대표가 나란히 복귀한 것을 두고 보수 진영의 건강한 재편을 바라는 여론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국정 안정’과 ‘정권 견제’라는 두 민심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에는 국정 운영 동력을 부여하면서도 서울시장과 일부 재보선에서는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에 공간을 남겨주며 견제 기능도 유지하도록 했다는 시각이다.
한편 선거 이후 여야의 역학관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오는 8~9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당권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차기 당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는 만큼 계파 간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정청래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비당권파와 친청(친정청래)계·당권파 간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역시 선거 패배 책임론과 쇄신 방향을 둘러싼 내부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권력 재편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