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이 어제 민선 9기 첫 조직 개편 구상을 내놓았다. 기존 노동특보와 감사관을 폐지하고, 시장으로부터 독립된 합의제 기구인 ‘노동위원회’와 ‘감사청렴위원회’를 신설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 노동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시민 소통과 청렴한 시정의 틀을 먼저 세우겠다는 당선인의 의지가 읽힌다.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독립적 합의제 노동위원회는 그동안 소외됐던 일반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산업 인공지능 전환(AX) 과정에서 발생할 노동 소외를 막겠다는 당선인의 공약을 실현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직 내부의 비위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감사청렴위원회를 통해 근절하겠다는 방침도 청렴 울산을 향한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조직 설계도 결국 ‘사람’에 의해 성패가 갈린다. 새로 만들어질 조직 개편이 성공하려면, 모든 인사의 최우선 가치는 철저하게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하는 이유다. 김 당선인이 제시한 ‘시민이 주인되는 민주도시’의 청사진도 현란한 구호가 아니라 교통·노동·복지 등에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방형 직위로 모집하게 될 노동위원장과 감사청렴위원장을 비롯해 신설되는 재정기획관, 산업육성과 등의 핵심 보직에는 오직 전문성과 미래를 위한 전략적 사고를 가진 시민들을 위한 인재들이 중용되어야 한다. 울산은 지금 주력 산업의 대전환기이자, 인구 유출을 막고 정주 여건을 혁신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골든타임’을 지나고 있다. 고도의 행정 전문성과 거시적인 안목 없이는 초광역 연결이나 에너지 물류 거점 구축 같은 거대한 과제들을 한 발짝도 떼기 어렵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선거 공신들을 챙겨주는 ‘논공행상’식 인사다. 김 당선인이 그동안 여러차례 보은 및 측근 인사를 중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그 약속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다.
김 당선인은 “혈세는 가장 무섭고 귀한 돈”이라고 했다. 그런 만큼 혈세를 쓰는 사람과 조직을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선거 연대의 승리에 취하지 않고 오직 전문성과 능력 중심의 탕평 인사를 단행할 때, 비로소 민선 9기 울산시정은 ‘시민이 주인되는 도시’로 힘차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울산시의회와의 긴밀한 협치를 통해 효율적인 행정 체계의 첫 단추를 잘 꿰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