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울산시의 최대 현안인 ‘울산 도시철도 1호선(수소전기트램) 건설사업’의 계속 여부가 오는 31일 결정된다는 소식이다. 김상욱 시장은 취임 후 막대한 재정 투입, 공사 기간 및 개통 후의 도심 교통 혼잡, 운영비 적자 등을 이유로 트램 사업의 전면 재검토와 중단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그동안의 법률 자문 결과 합법적인 계약 해지나 손해배상 없는 중단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는 이달 31일 제2차 대응 회의를 통해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시한을 못 박았다.
하지만 울산 트램 사업을 공식 논의 한달 만에 단칼에 끊어내거나 섣불리 재추진을 결정하기에는 위험 요인이 너무나 크다. 중단을 선택할 경우 막대한 국비 반납과 이미 투입된 매몰비용 처리, 시공사 및 차량 제작사와의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법적·재정적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복수의 법무법인 자문에서도 시가 손해배상 책임 없이 계약을 무효·취소하기는 어렵고, 계약상 중단 가능 기간(60일)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사업을 강행하는 것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물가 상승 및 공사비 증액으로 실사업비가 기존 예산(3,814억원)보다 15% 이상 늘어날 경우,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재조사와 적정성 재검토를 거쳐야 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승인을 받지 못하면 국비 지원이 끊겨 공사가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그렇다고 불과 며칠 뒤인 31일로 시한을 잘라 선언하듯 결론을 내리는 것이 최선인지는 의문이다. 사업 정지나 변경에 따른 행정적·법률적 돌파구를 찾아 중앙정부(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와 유기적으로 협의하고, 필요하다면 노선 변경이나 단계별 추진, 대중교통 인프라 재배치 등 다양한 보완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
비록 시의회에서 공론화 조례안이 부결되면서 공식적인 숙의 민주주의 틀을 활용하기 어렵게 됐지만, 지역사회의 총의를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한에 쫓겨 명확한 출구 전략이나 보완책 없이 무리한 결정을 내린다면, 그 피해와 비용 부담은 오롯이 울산 시민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 시장이 지적했듯 소모적인 논쟁을 길게 끌어서는 안 되지만, 울산시는 신중하고 깊이 있는 숙고를 이어갈 방안을 찾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