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하 울산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경감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다. 재미있는 일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분을 잊는다는 의미이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 사이버도박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신선놀음인듯하다. 공부를 멀리하고 사이버도박에 빠져 허덕이고 있으니 말이다. 

 여름방학,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 부모님께 청소년 사이버도박의 심각성을 소개하고 자진신고 기간을 다시 한번 당부하고자 한다.

 경찰에서는 청소년 도박중독의 악순환을 조기 차단하고 청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 교육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최근 사이버도박이 청소년층으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별다른 경각심 없이 일종의 온라인 놀이 문화로 왜곡되고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25년 전국 청소년 도박실태 조사 결과 약 15만7,000여명이 도박을 경험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단순 일탈을 넘어 범죄의 일상화 단계로 진입해 자금 마련을 위한 불법 대출이나 사기·절도·갈취 등 2차 범죄로까지 전이되는 실정이다. 일부 시도청에서 실시한 자진신고 제도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재도박률이 0.8%(4명)에 불과해 자진신고 제도를 전국 확대 시행하고 있다.

 운영 기간은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이다. 신고 대상은 사이버도박을 한 사실이 있는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이며,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보호자도 청소년을 대리해 신고가 가능하다. 

 신고 방법은 117(학교폭력신고센터)로 일원화했고,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폭력전담경찰관(SPO)과 전문가의 면담을 시작으로 치유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하고 사안에 따라 훈방 등 경미한 처분을 하기로 한다.

 청소년 도박중독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먼저 친구 소개나 SNS 광고를 통해 호기심으로 처음 접하게 되면서 소액으로 도박을 시작하는 '접근 단계'를 거친다. 

 이후 초반의 소액 당첨 경험이 더 큰 베팅을 유도하고 뇌의 보상회로가 자극되면서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되는 '몰입 단계'로 이어진다.

 이어 잃은 돈을 만회하려는 심리로 베팅 금액이 커지며, 일상생활 기능이 저하되고 학업과 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중독 단계'에서 이르다 결국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하여 거짓말과 절도·폭력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파국의 단계'를 맞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 도박을 미리 예방하거나 위와 같은 단계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알아채야 한다. 청소년 도박중독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난다면 주의 깊게 살펴보기를 바란다. 

 먼저 갑자기 용돈이 부족하다고 하거나 친구들에게 돈을 자주 빌리려 하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급격히 늘면서 화면을 보여 주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 성적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수면 패턴이 불규칙해지고, 잠을 자지 못하거나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큰돈이 갑자기 생기거나 집안의 고가 의류 등 물건이 없어진다면 사이버도박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자녀가 도박 문제를 숨기고 있다고 의심된다면 비난보다 대화를 먼저 시도하기를 바란다. 혼자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117(학교폭력신고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각 학교에 배치된 학교폭력전담경찰관의 상담을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올여름, 부모의 소중한 관심과 대화가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을 사이버도박으로부터 지키는 길임을 명심하자.  김준하 울산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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