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울산 남구 옥동 정토사 경내 ‘안심당’에서 만난 산하 덕진스님은 9월 6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작사곡 발표회 ‘무상알면 꽃길’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스님은 직접 작사한 노래들을 두고 “노래도 설법이자 포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덕진스님이 작사한 동요와 찬불가, 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20곡이 소개된다. 정토사 소속 어울림합창단, 태화합창단, 어린이·청소년으로 구성된 가람청소년합창단이 무대에 오르며, BTN중창단과 실내악 3중주단 더클래식이음도 특별 출연한다.
‘무엇으로 왔다가 무엇으로 가는가/ 내 몸도 내 것도 아침 햇살 이슬 방울/ 무상함을 알고 나면 무엇엔들 집착하랴/ 잡념 번뇌 괴로움은 마음에서 일어나니/ 생각 마음 닦고 닦아 마음자리 맑아지면/ 길마다 행복의 길 내생 길도 고운 꽃길…’
발표회 제목이기도 한 곡 ‘무상 알면 꽃길’의 일부다.
덕진스님은 ‘무상알면 꽃길’이라는 말에 불교의 핵심 가르침인 무상과 무아, 연기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무상은 모든 것이 항상 그대로 있지 않고 변한다는 뜻”이라며 “이를 알고 순응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해진다. 이를 문학적으로 표현한 말이 ‘무상알면 꽃길’”이라고 말했다.
계기는 법회 현장이었다. 49재 등에서 찬불가가 불릴 때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노래 역시 말 못지않은 포교가 될 수 있다고 느꼈다.
이번에 발표되는 곡들은 4년 전 발매한 음반에 담기지 못한 곡들을 중심으로 골랐다. ‘동해 갯마을’, ‘우리는 좋은 인연’, ‘태화강 십리대숲’처럼 불교적 정서를 바탕에 두면서도 종교를 넘어 누구나 함께 부를 수 있는 곡들도 포함됐다.
스님은 “내가 쓴 가사에는 자연을 찬양하고, 자기 마음을 살피고, 삶을 지혜롭고 행복하게 살아가자는 내용이 많다”며 “부처님 법을 찬양하는 곡도 있지만, 순수한 찬불가에 머물기보다 대중적으로 함께 부를 수 있는 가요형식의 곡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발표회에는 나눔의 의미도 더했다. 정토사는 축하 화환 대신 라면을 기부받아 ‘사랑의 라면탑’을 쌓고, 이를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덕진스님은 성파 스님을 은사로 통도사에서 출가했다. 1988년 울산 남구 옥동에 정토사를 창건한 뒤 불교대학, 지역 봉사, 문학과 선서화 등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왔다. 시집 5권을 펴냈고 선서화전도 두 차례 열었으며, 50여 곡을 작사해 악보집과 음원 CD도 발매했다.
스님은 “다 내 수행이고 포교”라며 “시든 그림이든 노래든 사람들이 그것을 통해 마음의 행복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