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작가는 “이번 전시작들은 시각적 관습을 물리적으로 구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본인 제공
김지영작가는 “이번 전시작들은 시각적 관습을 물리적으로 구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본인 제공
“내가 보고 있는 것을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지, 왜 그렇게 믿는지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지난 1일 울산 중구 가기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피막: Parallax of Reality’ 개막식에서 만난 김지영 작가는 이번 전시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라이트박스 작품과 영상, 환등기 작업이 함께 놓였고, 관람객들은 사진처럼 보이는 이미지 앞에서 그것이 실제 촬영된 장면인지, AI가 만들어낸 장면인지 천천히 들여다봤다.

김 작가는 8일까지 아홉 번째 개인전을 연다. 디지털 기술과 생성형 AI가 시각 환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는 시대, 그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이미지를 바라보는 방식과 신뢰의 조건을 묻는다.

전시 제목의 ‘피막’은 얇게 덮여 있지만, 이면이 비쳐 보이기도 하고 걷어낼 수도 있는 경계의 상태를 뜻한다. 김 작가는 “현실과 사진, 허구의 이미지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상징하는 단어로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중심은 아날로그 사진과 AI 이미지의 병치다. 두 이미지는 비슷해 보이지만 만들어진 방식은 다르다. 김 작가는 “AI 이미지는 현실과 직접 연결돼 있지 않지만, 사진처럼 보이는 형식과 오랫동안 축적된 사진적 경험 때문에 우리도 모르게 사진이나 현실처럼 받아들인다”라며 “그 시각적 관습을 물리적으로 구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영 사진작가. 본인제공
김지영 사진작가. 본인제공
전시장에는 라이트박스 작품 17점과 사진 슬라이드 영상, 환등기 등을 활용한 작품이 소개된다. 라이트박스 작품은 아날로그 사진과 AI 이미지의 유사성과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됐고, 환등기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촬영된 포지티브 필름을 조작하며 감상할 수 있다.

김 작가는 “AI 이미지는 스스로 계속 재생되지만, 아날로그 필름은 관람객이 직접 조작해야만 볼 수 있다”며 “사진 매체의 특성을 신체적 감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사진 작업은 김 작가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남편, 아들과 함께 사진 작업을 하고 있으며 딸은 미술을 전공하고 있다. 김 작가는 “가족 대화의 많은 부분이 예술과 닿아 있다”며 “서로 의지하기도 하고, 서로에게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지영 작가는 울산젊은사진가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울산문화관광재단 예술창작활동 지원 선정사업으로 마련됐으며,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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