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가 지역 전통시장 안팎에 자리한 시 소관 공영주차장의 ‘최초 1시간 주차요금 전액 면제’를 골자로 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현재 50% 감면을 통해 징수하는 500원마저 없애 시민들의 발걸음을 전통시장으로 이끌고 침체된 골목상권을 되살리자는 취지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 대형 유통 플랫폼의 공세 속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전통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매우 시의적절하고 반드시 관철해야 할 민생 입법이다.
전통시장은 낡은 시설과 주차난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쾌적한 주차 시설과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무료 주차를 기본 서비스로 제공하는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비교하면 출발선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주차요금 500원은 액수 자체만 놓고 보면 소액일지 모르나, ‘가볍게 장을 보고 오겠다’는 소비자에게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타 지자체의 사례를 보더라도 공영주차장 요금 감면은 이미 지역 상권 회생의 표준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 수원시가 구도심 40여 곳의 주차장 첫 1시간을 무료화하며 호응을 얻었고, 성남·이천시와 전남 여수시 등도 조례를 개정해 1~2시간 무료 주차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단기 방문객의 회전율을 높이고 상권 전체의 유동인구를 늘리는 데 ‘1시간 무료’만 한 실효적 유인책이 없음을 방증한다.
울산 내부를 보더라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다. 관내 5개 구·군 소관 전통시장 주차장만 해도 중구가 80%를 감면하고 나머지 4개 구·군은 이미 ‘1시간 무료제’를 시행 중이다. 똑같은 전통시장을 방문하면서도 주차장 관리 주체가 시냐 구·군이냐에 따라 주차요금을 내고 안 내고가 갈리는 불합리를 방치할 이유가 없다.
물론 울산시가 토로하는 재정적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주차요금 수입 대비 시설 유지·관리비 등 고정 지출이 늘어나 주차특별회계의 재정 건전성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공영주차장의 본래 존재 이유는 단순한 세입 확충에 있지 않다. 시민 편의 증진과 도시 교통난 해소, 그리고 지역 공동체의 버팀목인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다. 500원의 세수 결손을 아끼려다 지역 상권 전체가 무너져 초래될 사회·경제적 비용이 훨씬 막대하다. 울산시와 시의회는 재정 우려를 불식할 합리적 관리 방안을 마련한 후 즉각 조례제정에 나서길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