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소방헬기 카모프(KA-32T) 기종이 지난달 회전축 계통 윤활유 누유 등 고장이 발생해 운항을 멈추고 정비 중인 상태다.
이 헬기는 지난 2000년 약 54억원을 들여 도입한 러시아산 기종이다. 소방헬기는 수명에 대한 내구연한이 없지만, 통상 헬기가 제작된 지 20년이 넘으면 노후 헬기로 본다. 오래된 기체는 고장 발생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현재 헬기 부품 수급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핵심 부품의 국내 분해 권한 또한 없어 자체 수리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다.
소방헬기는 산불 진화와 함께 산악 사고 등 응급환자 구조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산불 진화에 총 38회 투입됐으며, 구조·구급에도 23차례 출동했다. 하지만 노후화 탓에 출동보다 정비를 위해 지상에 머무는 시간이 적지 않다. 지난해에만 자체 정비 6회, 외주 정비 6회 등 총 12차례나 정비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이달 말쯤에나 수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수리 장기화에 따른 소방헬기 출동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부품을 수리하려면 원칙적으로 러시아를 거쳐야 해 부품 수급이 힘든 상황”이라며 “현재 국내에서 대체품을 활용하기 위한 계약 및 일상 감사 등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소방청의 통합출동 시스템을 통해 인접한 부산소방 등 타 권역에서 즉시 헬기를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가 잘 구축돼 구조 업무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노후화로 인한 재난 대응 역량 저하에 대한 우려는 소방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울산시가 산불 진화를 위해 별도로 계약을 맺고 운용 중인 임차 헬기(S-58J) 또한 지난 1977년 제작돼 50년 된 노후 기종이다. 대형산불 등 발생 시 원활한 현장 투입이 가능할지 불안감을 낳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 등 문제로 매해 약 10억원을 투입해 봄·가을 기간 임차 중이다.
울산시가 운용 중인 헬기들의 노후화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는 가운데 울산소방본부는 오는 2028년까지 국산 헬기인 수리온 기반 다목적 소방헬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총 36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이 헬기는 야간 운항이 가능해 기존 카모프 헬기보다 활용 범위가 넓고, 국내에서 제작돼 정비·관리 편의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방 관계자는 “신형헬기 도입 이후 기존 카모프 헬기를 매각할지 아니면 신형과 함께 2대 체제로 병행 운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헬기 2대 운용을 위해서는 인력 충원 등 예산이 수반되는 만큼, 향후 울산시 차원의 종합 검토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