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시내버스 노선 조정 과정에 시민과 전문가, 운수업계가 참여하는 심의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담당 부서와 운송업체 중심으로 이뤄지던 검토 과정에 대중교통개선위원회의 심의를 추가해 노선 개편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시민의 일상과 직결된 버스 노선을 행정 편의나 특정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하지 않겠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변화다.

  울산시는 앞으로 시민과 시의회, 운송업체 등의 의견수렴을 시작으로 담당 부서 검토와 위원회 심의, 사업계획 변경 인가를 거쳐 노선을 조정하기로 했다. 시의원과 교통 전문가, 시민·업계 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만큼 밀실 조정이나 지역 간 형평성 논란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치는 광역시 승격 이후 27년 만에 단행한 전면 개편의 후유증을 바로잡는 과정이기도 하다. 당시 개편 이후 출퇴근 혼잡과 환승 부담, 긴 배차간격 등 시민 민원이 이어졌다. 울산시는 이를 반영해 내년 7월 추가 개편에 앞서 시민 의견 청취에도 나섰다. 설문 결과를 용역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니, 이제 중요한 것은 접수된 의견이 실제 노선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이다.

  노선 하나를 바꾸면 기존 이용객과 인접 노선의 승객 수요, 배차간격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용객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외곽이나 교통약자 노선을 경제성의 잣대로 재단해서도 안 된다. 출퇴근 수요와 학생·노인·장애인의 이동권, 산업단지 교대근무자의 특수성 등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심의위원 구성도 특정 집단에 치우치지 않도록 하고, 회의 결과와 노선별 조정 근거를 시민이 이해하기 쉽게 밝혀야 한다.

  운영 정상화 대책과의 연계도 필요하다. 올해 시내버스 운송손실 지원액이 1,51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부터는 손실액 전액 지원도 추진된다. 막대한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운송업체의 경영 투명성과 서비스 개선, 배차 준수에 대한 책임도 강화돼야 한다. 재정 지원 확대가 곧바로 시민 편익 증대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시내버스 노선은 시민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생활을 잇는 길이다. 이번 심의 절차가 형식적인 의견 청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울산시는 시민이 제기한 불편이 어떤 검토를 거쳐 수용되거나 제외됐는지 끝까지 설명해야 한다. 참여와 공개, 책임이라는 원칙이 제대로 작동할 때 울산 시내버스는 비로소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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